김태균 봉중근 이진영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본다”

  • 입력 2009년 2월 24일 07시 49분


박진만(삼성)마저 빠졌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28명 중 3년 전 첫 대회에 참가했던 멤버는 7명으로 줄었다. 그만큼 경험자들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그래서 4강 신화를 함께 창조한 김태균(한화) 봉중근 이진영(이상 LG)에게 물었다. ‘WBC는 다른 국제대회와 무엇이 다르냐’고.

○상대는 ‘메이저리거’다

우리 선수들끼리 모여 훈련할 때는 모른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면 체감하게 된다. 상대는 날고 기는 메이저리거들이다. 일본대표팀에도 빅리거들이 즐비하다. 이진영은 “올림픽 때와 달리 최정예 멤버들이 맞붙는다는 점에서 진짜 실력을 가릴 수 있는 대회”라고 표현했다. 메이저리거들과 겨뤄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심리적 압박부터 극복해야 할 터. 하지만 김태균은 “오히려 상대가 강한 선수들이라 부담 없이 나설 수 있다.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부딪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비하기 좋은 구장

야구장의 수준도 상상을 초월한다. 김태균은 “운동장 관리가 정말 잘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다는 문학구장의 10배는 될 것”이라고 했다. 라커룸부터가 충격이다. 봉중근은 “선수들이 도착하자마자 사진부터 찍기에 바빴다”고 회상했다. 단순히 대회 출전을 넘어 ‘메이저리그 체험’이나 다름없다. 특히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구장에는 질 좋은 천연잔디가 깔려있어 수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태균은 “불규칙 바운드가 없어서 실책의 위험이 거의 없다”고 했고, 이진영도 “슬라이딩 할 때 큰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바깥쪽에 후한 스트라이크존

대회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달라지는 건 마찬가지다. 이진영은 “존은 심판이 바뀔 때마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다”고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심들은 확실히 몸쪽 공에 박하고 바깥쪽 공에 후하다. 김태균은 “우리는 몸쪽을 잘 잡아주는데 그쪽은 반대다. 나중에는 몸쪽을 안 친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봉중근도 “심판들은 시즌 때와 마찬가지로 바깥쪽을 넓게 잡아준다. 그 차이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초특급 대우’

야구 외적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회다. 전세기와 특급호텔까지 모든 게 최고 대우다. 봉중근은 “WBC에 다녀오면 미국에서 뛰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생길 것”이라면서 “다른 국제대회보다 수준이 높은 야구를 직접 보고 느끼기 때문에 시야가 넓어지는 면이 있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WBC는 메이저리그 각 구단 스카우트들이 모이는 자리다. 해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와이|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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