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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9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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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이란과 원정경기를 위해 한국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이란을 방문한다는 내용까지 이미 접한 상태였다(박지성은 한국시간 9일 오후 5시15분 테헤란에 입성한다).
공항 말단 직원부터 박지성을 알고 있다는 게 신기한 한편, 반가울 법도 하지만 그 얘기가 본격 거론될 때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다.
테헤란 입국부터 만만치 않았다.
경유지 두바이에서 항공편이 연착됐기 때문에 당초 예정보다 15분 정도 늦은 시간에 테헤란 공항에 착륙했지만, 입국을 담당하는 현지 경찰 신분의 한 직원과 한참 실랑이를 벌이느라 입국장을 빠져나오기까지 40분 이상 소요됐다.
주변에는 현지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기다리는 외국인 2-3명뿐이었다.
취재 비자를 국내에서 미리 발급받고 왔음에도 현지 직원과 “왜 이란에 왔느냐” “이란 정부에 아는 사람이 있느냐”는 등 스포츠와는 전혀 다른 문답을 주고받았다.
2006년 11월, 대표팀과 이란의 2007아시안컵 예선전을 취재하기 위해 한 차례 방문했기 때문에 언론에 폐쇄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란의 정서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3년 전과 달라진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이 놀랍기까지 했다.
사실 이번 경기를 위해 비자를 신청했던 한 기자는 영문도 모른 채 아예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화제를 돌린 계기는 11일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러질 한국과 이란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과 관련한 물음이었다.
그 직원이 “축구를 보러 왔으니, 아는 이란 선수를 얘기해보라”고 했고, 마흐다비키아, 네쿠남, 하세미안 등을 얘기하자 이번에는 한국 선수를 물었다.
첫 질문이 공교롭게 “박지성의 소속 팀을 맞혀보라”는 얘기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란 정확한(?) 대답에 말문이 막힌 그가 덧붙인 한 마디가 기가 막혔다.
“박지성을 잘 알고 있구나. 이제 들어가도 좋아. 참, 그 친구는 언제 입국하지? 그때 얼굴 한번 봐야겠다.”
테헤란(이란)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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