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이 소속팀 부산 아이파크와의 재계약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행의 끈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 지난 시즌 친정으로 돌아와 맹활약을 펼친 안정환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팀 내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그러나 안정환은 연봉만 100만달러(약 13억원)를 제시한 MLS 구단들의 러브콜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하지만 차선책으로 준비하고 있는 미국행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축구 전문 사이트 <사커 아메리카 데일리>는 15일(한국시간) “2002 한일월드컵 스타 안정환이 MLS에서 뛰길 희망하지만, 정작 MLS 팀들의 관심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 언론은 “당초 7개의 MLS 팀이 안정환의 경기 장면을 담은 DVD를 요청했지만, 이 중 단 1개팀만 영입 협상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또 “안정환은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는 바람에 지난해 12월 부산을 떠났다(Ahn, 33, left his former club, Busan I′Park, in December when the two sides couldn′t agree on a new contract)”고 밝혀 안정환과 부산이 사실상 결별 상태임을 강조했다.
안정환의 지지부진한 협상 진척에 애가 타는 이가 또 있다. 바로 왕년의 동료이자, 지금은 스승이 된 황선홍 감독이다. 최근 팀의 악영향을 우려해 안정환을 서울로 올려 보냈지만, 황 감독은 올시즌 목표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안정환의 잔류를 간곡히 바라고 있다.
특히 황 감독은 안정환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해 남들보다 더 빨리, 더 알차게 몸만들기와 실전 감각을 키워야 하는 시점에서 훈련까지 중단했다는데 안타까움이 더하고 있다. 오는 18일 지리산 등반 단합대회를 마친 뒤 터키 전지훈련을 떠나 선수 구성의 밑그림을 그려놔야 하는 황선홍 감독이 ‘애제자’ 안정환의 조속한 팀 합류를 바라고 있는 이유다.
한편 부산은 14일 올림픽 국가대표팀 출신 공격수 양동현(23)을 영입한 데 이어 15일에는 지난 시즌 제주에서 활약한 브라질 국적의 공격수 호물로(29)로와 2년 계약을 맺어 한층 두터운 공격진을 구성하게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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