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호를 공식 영입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호는 최종 메디컬 체크만 남겨둔 상태이며, 세부적인 계약조건은 양 구단 합의에 의해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2003년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제2의 김남일’이란 호평을 받으며 2006독일월드컵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이호는 월드컵에서도 궂은 일을 도맡으며 딕 아드보카트 전 한국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해 7월 아드보카트의 부름을 받고, 김동진과 함께 러시아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이호의 제니트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이듬 해 치열한 팀 내 주전 경쟁에서 밀린데다 잦은 부상까지 겹쳐 입지가 좁아진 것. 소속팀이 2007년-2008년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벤치워머로 전락해 씁쓸함만 남겼다.
게다가 2008시즌이 끝난 뒤 제니트로부터 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이호는 ‘계약만료 6개월 전부터 새로운 팀을 찾을 수 있다’는 보스만 룰에 따라 국내 복귀 추진을 에이전트사인 일레븐매니저먼트 코리아(김기훈 대표)에게 전임했고, K-리그 구단을 물색하던 중 가장 좋은 조건을 내세운 성남의 구애를 흔쾌히 받아 들였다.
이호가 ‘신태용호’에 합류함에 따라, 김정우와 함께 꾸려질 성남 미드필드진의 전력은 한층 강화됐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모따-두두 등과 결별을 선언한 성남은 라돈치치(전 인천)에 이어 이호까지 영입해 전방위적인 공수 전력을 보강했다.
이호는 최종 메티컬 체크를 마치는 대로 성남의 1차 전지훈련 장소인 전남 광양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제공=성남 일화 축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