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WC>퍼거슨, 오사카의 심장 엔도 ‘경계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67)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감바 오사카(일본)의 간판 미드필더 엔도 야스히토(28)를 ‘경계 대상 1호’로 꼽았다.

8년 만에 클럽월드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퍼거슨은 지난 15일(한국시간) 결전지인 일본에 도착한 뒤 곧바로 준준결승전 영상을 구해 애들레이드FC(호주)를 1-0으로 꺾고 준결승전에 진출한 오사카를 집중 분석했다.

이틀 째 훈련부터 비공개로 진행할 정도로 이번 대회 우승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퍼거슨은 비디오 분석 도중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던 오사카의 미드필더 한 명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주인공은 6강전 결승골을 터뜨린 ‘멀티플레이어’ 엔도.

퍼거슨은 일본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엔도는 포지션 체인지가 능숙하고 볼소유 능력도 탁월했다. 전반에는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담당하다가 후반에는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선보였다”고 칭찬했다.

이어 퍼거슨은 “엔도는 교묘한 패스 뿐만 아니라 넓은 시야도 갖췄다. 공수를 조율하는 핵심 미드필더인 만큼 우리 선수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이다”고 덧붙였다.

18살 약관의 나이로 1998년 요코하마 플뤼겔스에 입단하며 프로선수로서 첫 발을 내디딘 엔도는 이듬 해 박지성이 2년 남짓 활약했던 교토 퍼플상가로 이적했고, 2001년 오사카로 다시 둥지를 옮겨 팀 내 프랜차이즈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2006년에는 독일 월드컵 일본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J-리그 베스트 일레븐 미드필더로에 선정돼 최고의 한 해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퍼거슨은 오사카의 ‘심장’ 엔도를 봉쇄할 선수로 대런 플레처를 낙점했고 그림자 수비인 전담 마크도 주문했다. 플레처는 “엔도의 장단점을 분석해 중원부터 꽁꽁 묶어 공수의 맥을 차단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퍼거슨 역시 “오사카는 실력있고 승리의 대한 열정으로 뭉쳐있는 팀이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우리도 베스트 멤버를 가동하는 만큼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 “클럽월드컵 이후 오는 26일 스토크시티전을 앞두고 있지만, 리그는 12월에 결과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클럽월드컵 우승에 집중하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