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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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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대항전 핀크스GC 폭설
9홀 이벤트로 대체 한국승리
“언니! 내 것처럼 크게 그려야 잘 보여.”(최나연)
“어, 그래? 언제 이런 걸 해봤어야 알지.”(한희원)
올해로 9번째를 맞은 핀크스컵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제주 핀크스골프클럽은 5일부터 이틀 동안 내린 폭설에 파묻혔다. 6일 1라운드는 아예 취소됐고 7일 2라운드는 9홀 이벤트 경기로 열렸다. 그나마 골프장 직원 100여 명이 인근에서 온천수를 퍼와 뿌리고 제설 트랙터까지 동원해 밤새도록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의 눈을 녹였기 때문에 이벤트 경기가 가능했다. 눈에 빠진 공을 찾기 위해 시작부터 경기가 지연됐다. 컬러 볼을 준비하지 못한 선수들은 흰 눈 속에서 눈에 잘 띌 수 있도록 흰 공에 매직펜으로 붉은색을 칠하느라 분주했다.
처음 출전한 유소연(하이마트)은 “존경하는 선배들과 함께 출전하는 대회라 준비를 많이 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기록에는 무승부로 남지만 한국은 12명씩 겨룬 싱글 스트로크 매치플레이에서 7승 1무 4패를 거둬 15-9로 이겼다. 한국 팀 주장 한희원(휠라코리아)은 “이벤트 경기지만 우리가 이겨 기쁘다”고 말했다.
26명의 출전 선수들은 단체전 총상금 5850만 엔을 똑같이 나눠 1인당 225만 엔(약 36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한국 선수단 13명은 100만 원씩 걷어 그중 1000만 원을 불우이웃 돕기에, 300만 원은 제설작업에 애쓴 골프장에 전달했다.
제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