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으면 태극마크도 못 다나

  • 입력 2008년 11월 15일 02시 58분


‘나이 많으면 대표선수도 하지 말라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최근 마라톤기술위원회(위원장 최경렬)에서 선발한 남녀 국가대표 6명 중 김이용(35·구미시청)과 윤선숙(36·강원도청)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제외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이용은 올해 3월 열린 2008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9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1분14초를 뛰어 베이징 올림픽을 다녀온 선수. 또 윤선숙은 지난달 열린 동아일보 2008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31분21초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여자부 정상에 올랐다. 김이용과 윤선숙은 나이는 서른 중반을 넘겼지만 올 한해 기록상으론 후배들을 제치고 남녀 각 부문 ‘톱 3’에 든다.

그런데 육상연맹 회장단은 베이징 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 2시간23분57초로 50위에 그친 김이용을 지적하며 “나이 많은 선수는 제외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여 마라톤기술위원회와 갈등을 벌이고 있다. 최경렬 기술위원회 위원장은 “국가대표는 최근 1년간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를 뽑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하고 주형결 부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은 “나이를 많이 먹으면 결과가 좋지 않다”며 맞서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마라톤에서는 남자 세계 최고기록(2시간3분59초) 보유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와 여자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35세일 정도로 ‘노장’들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스포츠과학자들은 노장들이 마라톤에서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에 대해 두 가지를 들고 있다. 하나는 심폐지구력은 30대와 40대에도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하나에 헌신하는 경향이 높아 목표의식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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