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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1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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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멤버 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후배들을 위해 애정 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최경주는 9일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가 끝난 뒤, “후배들은 나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실력을 PGA 무대에서도 그대로 발휘할 수 있다면 분명 나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누구에게나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가서 부딪혀보지 않고 미리 겁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여러 가지의 가능성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버릴 건 과감히 버리는 결단력이 필요하다”며 국내와 아시안투어, 그리고 PGA투어까지 준비하고 있는 배상문에게 조언했다.
“PGA투어에 진출할 생각이라면 눈앞에 있는 시합에 연연하지 말고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라”고 권유했다. 그는 후배들의 실력도 높이 평가했다. “게임에 임하는 자세는 프로선수로서의 기질이 엿보인다. 잘 칠 때의 샷을 보면 나보다 낫다. 드라이버 샷의 거리, 아이언의 정확도, 쇼트게임, 퍼트까지 어느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없다. 내가 PGA투어에 진출할 때만 해도 주위에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후배들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최경주는 말했다.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죽기 살기로 덤비고 뼈가 아프도록 연습해야 미국선수들을 따라 잡을 수 있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최경주의 조언에 후배들의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배상문(22·캘러웨이)은 “함께 플레이하는데 ‘올해 Q스쿨에 나간다면서 내년부터는 미국에서 같이 플레이하자’고 의욕을 북돋아 줘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흐뭇해했다. 조언 뿐 아니라 최경주의 행동과 플레이 하나하나는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배상문은 “함께 플레이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말했다.
“특히 롱 게임 플레이에서 많은 걸 배웠다. 최경주 선배의 롱 아이언 샷은 탄도가 높았고 항상 핀 주변에 볼이 떨어졌다. 쇼트게임은 누구나 잘할 수 있지만 롱 게임은 그렇지 않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파3홀이 길어지면서 롱 게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놀라워했다.
배상문 이외에도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후배들은 하나같이 선배의 조언에 감사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강성훈(21·신한은행)은 “플레이 모습을 보면 항상 여유가 느껴진다. 미스 샷을 한 후에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여유 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매년 한두 차례 이상 고국을 방문해 국내 투어에 출전하면서 후배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또 새로운 기술을 선보여 왔다. 후배들은 그런 최경주의 모습을 ‘벤치 마킹’하며 꿈을 키우고 있다.
최경주의 후배 사랑이 머지않아 큰 결실이 되어 돌아올 날이 기대된다.
용인|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