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주마” 로이스터 한마디 용기백배

  • 입력 2008년 9월 24일 08시 50분


말 한 마디가 인생을 바꾼다. 조성환은 “힘겹게 계단 하나를 오를 때마다 로이스터 감독이 내게 용기를 줬다”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해 11월. 아껴둔 휴가를 모아 마무리훈련에 합류한 조성환은 외국인 감독이 새로 부임한다는 소식에 반색했다. ‘백지 상태에서 편견 없이 날 봐주겠지’ 하는 기대. 하지만 4년 가까이 경기에 뛰지 못한 그에게는 청백전 위주로 진행된 훈련이 버겁기만 했다. 1차 목표였던 ‘전지훈련 참가’마저 멀게만 보였다. 비슷한 처지의 후배 몇몇과 함께 “과연 우리가 일본에 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 때. 캠프를 방문한 로이스터 감독이 선수들과 1 대 1로 만나고 싶다고 했다. 불안한 마음으로 마주선 조성환에게 감독은 평생 잊지 못할 첫 마디를 꺼냈다. “전지훈련에 가서 내가 너에게 ‘포커스’를 맞추겠다.”

힘이 불끈 솟았다. 그렇게 비행기를 함께 탔다. 그래도 훈련 초반에는 몸이 마음을 따라잡지 못했다. 신인 시절 고참이었던 공필성 코치는 “성환아, 올해는 큰 욕심 내지 말고 반만 뛴다 생각하자”고 위로했다. 조성환도 동의했다. 그런데 감독과의 미팅에 참여했던 한 코치가 로이스터 감독의 말을 전해줬다. “저 선수가 공백 때문에 제 실력을 못 찾고 있다면, 그걸 기다려주는 것도 우리 몫이다.”

자신을 알아봐주는 감독을 만난다는 건 선수에게 큰 행운이다. 포기를 생각할 때마다 들려온 한 마디들. 조성환은 “덕분에 내 스타일대로 마음껏 덤빌 수 있었다”고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 시즌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로 단연 조성환을 꼽았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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