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육상팬 “류시앙의 기권, 이미 꿈으로 예측했다”

  • 입력 2008년 8월 19일 13시 15분


중국의 한 육상팬이 류시앙(25.중국)의 허들 110m 기권을 이미 예상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17일 중국 최대검색사이트 바이두(Baidu)의 토론방에 ‘대담한 예측’이라는 제하의 짧은 글을 쓴 중국의 한 육상팬은 “류시앙이 부상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번 올림픽에서 기권하는 꿈을 꿨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육상팬은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한 류시앙이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과 사랑하는 친구들을 향해 사과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생생하게 봤다”고 덧붙였다.

당시만 해도 수 많은 중국인들은 이 글을 한 육상팬의 터무니없는 꿈으로 여겼다. 그도 그럴 것이 류시앙은 2004년부터 줄곧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 부문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기 때문. 더욱이 중국 올림픽 단거리 육상 사상 첫 금메달 획득이 확실시 되는 수퍼스타였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들은 “류시앙의 기권은 불가능하다. 신빙성이 떨어지는 꿈에 동요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류시앙이 올해 6월 미국에서 두 차례 열렸던 그랑프리대회에서 아킬레스건쪽에 이상을 느낀 뒤 출전을 포기하면서부터 네티즌들은 이 글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국 18일 아킬레스건 통증이 악화된 류시앙이 올림픽 예선에서 중도하차하자, 이 글을 믿지 않았던 네티즌들은 무려 8만여 개의 댓글을 달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류시앙의 기권을 예측한 한 육상팬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의 금메달 개수도 맞춰달라”며 재미있는 반응을 보였다.

또 “신 들린 것 아니냐. 앞으로 흉몽보다는 길몽으로 중국 선수단에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몇몇 네티즌들은 “그것은 개꿈이다. 안 좋은 꿈을 꾼 육상팬 때문에 류시앙이 부정을 탓다”며 애써 외면하려 했다.

베이징=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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