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당예서’ 당당한 첫승

  • 입력 2008년 8월 14일 02시 53분


귀화 1호 한국올림픽 대표선수인 당예서(왼쪽)가 13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단체전 경기에서 스페인의 선옌페이를 상대로 드라이브 공격을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귀화 1호 한국올림픽 대표선수인 당예서(왼쪽)가 13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단체전 경기에서 스페인의 선옌페이를 상대로 드라이브 공격을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올림픽 꿈 이루려 中서 귀화 … 3-0 승

그는 앞머리를 오른쪽으로 가지런히 넘겼다. 행여 흘러내릴까 머리핀 여러 개로 단단히 고정시켰다. 떨리는 마음까지 핀으로 묶어두려는 듯했다.

‘귀화 1호 올림픽 대표선수’ 당예서(27·대한항공)가 올림픽 무대에 처음 섰다. 2008 베이징 올림픽 탁구 경기 첫날인 13일 당예서는 스페인과의 탁구 여자 단체전에 두 번째 선수로 나오며 꿈에 그리던 무대를 밟았다.

중국 지린(吉林) 성 창춘 출신인 그는 제대로 뛰기도 힘든 4세 때 라켓을 처음 잡았다. 이후 당예서는 탁구 최강 중국의 국가대표 상비군 50여 명 가운데 한 명으로 뽑혔다. 큰 영광이었지만 거기까지였다. 4, 5명의 주전만이 살아남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올림픽 출전의 꿈은 묘연했다.

당예서는 한국으로 시선을 돌렸다. 2001년 대한항공팀 연습 파트너로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것. 하지만 국적이 중국이라 6년간 국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귀화해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다.

운명은 묘했다. 당예서의 올림픽 첫 상대는 역시 중국에서 스페인으로 귀화한 선옌페이(29)였다. 올림픽을 위해 국적까지 바꾼 그들의 싸움은 치열했지만 당예서의 완승으로 끝났다. 5분 33초 만에 1세트를 11-4로 따내며 기선을 잡은 당예서는 2세트 한때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11-9로 이긴 뒤 3세트까지 잡아내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당예서는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됐다. 경기에만 집중해서 중국 응원단 소리는 잘 듣지 못했다. 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스페인을 3-0으로 꺾고 메달을 향해 한 발 다가섰다.

베이징=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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