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금빛 은메달’ 4년 뒤를 예약하다

  • 입력 2008년 8월 13일 03시 09분


“4년 뒤에는 내가 황제다.”

박태환(19·단국대·사진)의 젊은 패기가 다시 한번 올림픽 무대를 흔들었다.

박태환은 12일 중국 베이징 워터큐브 수영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수영 자유형 남자 200m 결선에서 1분44초85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1분42초96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10일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아인으로는 72년 만에 금메달을 딴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함으로써 세계 수영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단거리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인이 메달을 따낸 것은 박태환이 처음이다.

11일 준결선에서도 1분45초99로 아시아 기록을 세우며 전체 16명 중 2위로 결선에 오른 박태환은 하루 만에 자신의 기록을 1초14나 줄이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박태환은 펠프스에게 2초87 뒤졌다. 당시 박태환은 1분46초73으로 아시아기록을 세웠고, 펠프스는 1분43초86으로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2초87의 큰 격차를 1년 반 만에 1초89로 줄였다. 펠프스가 자신의 기록을 0.9초 줄이는 동안 박태환은 그 두 배인 1초88이나 단축했다.

이런 추세라면 박태환은 4년 후 런던 올림픽에서는 다관왕을 넘볼 태세다. 박태환은 4년 뒤 펠프스의 현재 나이와 같은 23세가 된다. 수영선수로는 기량과 힘이 절정에 오르는 때다.

펠프스는 4년 전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1분45초32로 동메달을 따냈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에 은메달을 따낸 박태환의 기록은 0.47초나 앞선다.

“펠프스와 함께 나선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박태환 역시 자신의 기록 단축 자체에 무척 만족하며 “4년 뒤 런던 올림픽이나 그 이전에 다시 만나면 좋은 기록으로 대결해보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베이징=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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