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강국을 배운다]<5>佛 공공자전거 시스템

  • 입력 2008년 6월 26일 02시 58분


지난해 7월 15일 첫선을 보인 프랑스 파리의 공공 자전거 벨리브. 30분 이내 사용은 무료인 이 자전거는 5월 평균 하루 이용객이 5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오작동, 시내 편중 현상, 사고 등 부작용도 있다. 파리=황인찬 기자
지난해 7월 15일 첫선을 보인 프랑스 파리의 공공 자전거 벨리브. 30분 이내 사용은 무료인 이 자전거는 5월 평균 하루 이용객이 5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오작동, 시내 편중 현상, 사고 등 부작용도 있다. 파리=황인찬 기자
“파리 시내에서는 택시 잡기가 힘들고 에어컨이 없는 지하철은 덥고 지저분하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니 기분 전환도 되고 운동도 되는 것 같아요.”

변호사인 사브리나 르페르브(27) 씨는 프랑스 파리의 공공 자전거인 ‘벨리브(V´elib)’의 매력에 푹 빠졌다. 벨리브는 자전거를 뜻하는 벨로(v´elo)와 자유란 뜻의 리베르테(libert´e)를 합친 것.

르페르브 씨는 “벨리브는 이용이 편할뿐더러 분실의 위험도 없다. 지하철을 탈 때보다 출근 시간도 5분 정도 줄어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15일 첫선을 보인 벨리브가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전거 혁명’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던 이 공공 자전거 시스템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시행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도 발생했다.

○ 하루 이용객 50만 명, ‘자전거 대박’

벨리브에 대한 첫 연구는 3년 전인 2005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 당국은 파리가 기후가 온난하고 지형도 평평한 데다 크기도 서울의 약 6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아 자전거 타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지만 자전거의 교통수송분담률이 1%에 머물러 고심했다.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고 2년 만에 벨리브가 탄생하게 됐다.

출범 초기에 자전거 1만648대, 자전거 보관소(정류장) 750곳으로 시작한 이 시스템은 6월 현재 자전거 2만600대에 보관소 1200곳으로 늘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5월 평균 하루 이용객이 50만 명에 이르렀다. 자전거의 교통수송분담률도 이전의 4배인 4%까지 치솟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파리 시 벨리브 총괄책임자 마티외 피에를랭 씨는 “이용하기 편리하고 비용도 저렴해 인기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벨리브는 보관소의 무인 시스템을 통해 자전거를 빌린 후 원하는 곳으로 이동한 뒤 근처 보관소에 세워두면 된다. 요금은 30분 이내는 무료. 이후 30분이 초과될 때마다 1유로(약 1600원)씩. 1년 정액 이용료가 30유로(약 4만8000원)밖에 안 할 정도로 장기권은 저렴하다.

○ 안전사고 등 문제점 불거져

벨리브 시스템이 시작된 초기에는 기기 오작동 등이 생겨 일부 고객들에게 이용료를 받지 않기도 했다. 현재 시스템은 안정 궤도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자전거의 쏠림 현상이 문제였다. 즉, 파리 외곽 주거 지역에서 자전거를 타고 시내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려, 시내에선 자전거를 주차할 곳이 없는 반면 외곽의 보관소는 텅텅 비게 되는 것. 이 때문에 배와 트럭을 이용해 자전거를 재배치해 보관소마다 일정 대수를 유지하는 게 큰일이 됐다.

좁고 복잡한 파리 도로 사정상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피에를랭 씨는 “공공 자전거 도입에 앞서 각 도시 특성에 맞는 도로 사정과 인구, 지형 등 여러 부문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리=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