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샤라포바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4회전(16강)에서 세계 14위 디나라 사피나(러시아)에게 1-2(7-6, 6-7, 2-6)로 역전패했다.
4대 메이저 타이틀 가운데 유독 이 대회에서만 우승이 없는 그는 이번에도 불운에 허덕이며 그랜드슬램 달성을 1년 뒤로 미뤘다. 프랑스오픈의 붉은 흙 코트에서 약한 징크스를 보이며 자신을 ‘빙판 위의 암소’에 비유했던 샤라포바는 “참 안 풀린다”고 한숨을 쉬었다.
샤라포바의 발목을 잡은 사피나는 러시아의 남자 테니스 스타 마라트 사핀의 여동생. 사피나는 2006년 이 대회 16강전에서도 샤라포바에게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당시 사피나는 세트 스코어 1-1로 맞선 마지막 3세트에서 1-5로 뒤지다 내리 5경기를 따내며 승리를 낚았다. 이날도 사피나는 2세트에 2-5까지 뒤졌고 4-5에서 매치 포인트 위기에 빠졌으나 기어이 세트스코어 1-1을 만든 뒤 승부를 뒤집었다.
세계 2위 아나 이바노비치(세르비아)는 세계 11위 파티 슈니더(스위스)를 2-0으로 누르고 4강에 먼저 올랐다. 샤라포바처럼 이 대회 우승컵이 없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스위스)는 8강에 안착했다.
3년째 삼성증권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국내 유망주 조숭재(18·마포고)는 주니어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10위 라이언 해리슨(미국)에게 2-1(3-6, 6-3, 6-1)로 역전승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부문 8강에 진출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