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은 존칭과 인사를 생략한 채 대뜸 “사기 친 거 아니야?”라며 김성근 감독을 몰아붙였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SK가 KIA보다 더 이득을 본 게 아니냐’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인식 감독은 계속해서 김성근 감독에게 “SK에만 선수 불러 모으지 말고 우리(한화)한테도 좀 나눠줘. 전병두는 내가 WBC 때 뽑아서 데려간 애 아니야?”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그리고는 “우리 (김)태균이가 SK랑 게임 하다 다쳤잖아. 걔 없으니까 영 방망이를 못쳐. 그러니까 우리한테 한명 줘야하는 것 아니야?”라며 은근슬쩍 본론을 얘기했다. 물론 김성근 감독의 대답은 “노”였던 것으로 금세 확인됐다.
짧은 통화를 마친 김인식 감독은 재미있었다는 듯 씩 웃어보이면서도 “우리는 (타 구단과 바꿀 수 있는) 선수가 없어”라며 입맛을 다셨다. ‘재활공장장’으로 통하는 김인식 감독이다. 그러나 올해는 유독 초반부터 부상으로 이탈한 주축선수들이 많아서인지 얼굴 한편에 근심이 떠나질 않는 표정이다.
대구=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