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주말경기 관전포인트…FC서울 “오~대구, 너 잘만났다”

  • 입력 2008년 3월 29일 09시 49분


K리그가 막바지로 치닫던 작년 10월 14일,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4차전 시리아와 경기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FC서울의 박주영, 이청용, 고명진은 먼 이국 땅에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소속 팀 서울이 대구에 패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는 얘기. 서울은 대구와 비기기만해도 자력으로 PO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받은 충격은 귀네슈 감독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지난 시즌 초반 ‘공격축구’를 표방하며 K리그에 신바람을 일으켰던 귀네슈는 대구에 발목이 잡히며 결국 7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리그를 마감해야 했다.

A매치 일정으로 1주일 간 휴식기를 가졌던 K리그가 이번 주말 재개된다. 설욕전의 장이 될 서울-대구전을 비롯, 이번 주말 벌어질 경기들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 작년 아픔 되갚는다

28일 오후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귀네슈는 취재진을 만나 “이제는 정말 봄이 온 것 같다. 앞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고 여유있게 덕담을 건넸다. 그러나 대구전을 앞둔 소감을 묻자 귀네슈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

귀네슈는 “대구는 지난 시즌 우리에게 큰 아픔을 안겼다. 이번에 반드시 대구를 꺾겠다”며 “개막 후 대구가 치른 3경기를 봤는데 지난 시즌과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이근호, 알렉산드로, 에닝요 등의 공격 선수들이 우수하지만 약한 수비를 집중 공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에서 데려온 데얀과 골 감각이 살아난 박주영을 공격의 선봉으로 삼을 방침이다.

귀네슈는 “작년과 비교해 팀에 우수한 공격수들이 많아 행복하다. 데얀의 선발 출전은 거의 확실하다. 박주영 역시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갔지만 체력에 문제가 없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대구는 이근호가 3경기 연속골을, 에닝요가 2도움을 올리며 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귀네슈가 지적한 취약한 수비. 대구는 개막 후 3경기에서 7골을 넣었지만 7골을 실점했다. 따라서 이번 경기는 서울이 대구의 수비를 어떻게 공략할 수 있느냐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 목마른 마수걸이 승

시즌 개막 후 나란히 연패를 기록 중인 전북과 전남이 첫 승을 따낼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전북은 울산 원정에 나서고, 전남은 대전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시즌 전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혔던 전북은 3경기에서 승점 1점도 따내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새로운 멤버들의 개인 기량은 좋지만 조직력이 걱정이다”고 말한 최강희 감독의 우려가 그대로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흡이 맞아가고 있는데다 지난 15일 서울전에서 골맛을 본 조재진의 공격력이 살아나고 있어 다행스럽다.

전남은 K리그 2연패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경기 연속 패하며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무려 6경기 연속 무승(2무4패)이다.

더구나 이번 상대가 최근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대전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전남은 대전과의 경기에서 최근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을 기록 중이다.

지난 19일 전북과의 경기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는 등 대전 공격의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하고있는 고종수를 전남 미드필더가 어떻게 봉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루키들 대격돌

30일 벌어지는 수원-경남전은 유력한 신인왕 후보들 간 첫 맞대결의 장이다.

지난 9일 수원과 대전의 홈 개막전을 지켜 본 수원 구단 관계자는 신인 조용태의 플레이에 대해 “신인이면 처음에 그라운드에 들어가 아무 것도 안보이는 게 정상인데 조용태는 다르다. 자신의 기량을 100%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조용태는 이날 안영학 대신 후반전에 투입돼 성공적인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박현범 역시 지난 19일 제주와의 컵 대회 1라운드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박현범과 조용태는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1,2위 순위로 수원의 지명을 받았다.

수원의 박-조 콤비에 맞서 경남에서는 개막전에서 두 골을 터뜨린 서상민이 골 사냥에 나선다. 서상민은 대구와의 개막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4-2 승을 책임졌다. 신인이 개막전에서 두 골을 터뜨린 것은 K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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