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잡을뻔 한 팬서비스

  • 입력 2008년 3월 3일 03시 00분


아찔한 덩크슛 묘기오리온스 이동준이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경연 결승에서 의자에 앉은 사람을 뛰어넘으며 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 이동준은 국내 선수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아찔한 덩크슛 묘기
오리온스 이동준이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경연 결승에서 의자에 앉은 사람을 뛰어넘으며 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 이동준은 국내 선수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와∼. 이상민이다!”

1일 정오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이상민(삼성)이 승강장에 나타나자 팬 400여 명이 순식간에 몰렸다.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리는 잠실학생체육관까지 스타와 팬이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가는 팬 미팅 행사였다.

예상 밖의 인파에 이상민은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그를 둘러싼 3, 4명의 경호 인력은 ‘오빠 부대’의 완력에 밀려다녔다. 일부 팬은 넘어지기도 했다.

승차 순간은 더 아찔했다. 이상민과 같은 차량에 타기 위해 팬들이 몸싸움을 벌이며 좁은 문에 달라붙은 것. 팬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하철 안은 ‘지옥철’이었다. 안내 방송도 없어 영문을 모르는 일반 시민들은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인회도, 즉석 사진 촬영도 없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서울메트로와 연계해 4개 차량을 따로 지정해 ‘올스타 지하철’을 운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현장은 준비된 차량도, 팬 서비스도, 그리고 안전 대책도 없었다. KBL 관계자는 “행사 발표 후 서울메트로와 협의가 결렬됐다”고 해명했다.

반면 왕십리역에서 출발했던 올스타 선수들은 다행히 큰 혼잡을 겪지 않았다.

경기장까지 오는 길은 힘들었지만 선수들은 멋진 경기를 선사했다.

드림팀 김주성(동부·21득점)은 이한권(전자랜드)의 자유투를 쳐내거나, 서장훈(KCC)의 슛을 블록한 뒤 “미안하다”며 뒤에서 껴안아 웃음을 줬다.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다”는 김주성은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덩크슛 대결에서는 이동준(오리온스·국내)과 테런스 섀넌(전자랜드·외국인)이, 3점슛 대결에서는 문경은(SK)이 우승했다. 드림팀(동부, 모비스, 오리온스, KTF, LG)이 142-137로 매직팀(삼성, 전자랜드, KCC, KT&G, SK)을 이겼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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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 동아일보 황인찬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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