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 올 시즌 상금 11억8000만 원…LPGA투어 랭킹 4위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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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땅콩’ 김미현(30·KTF)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코리안 군단’ 중 최고인 상금 랭킹 4위(약 11억8000만 원)를 차지했다. 상금 5위 안의 선수 중 최고령에 최단신(153cm)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신체 조건까지 떨어져 핸디캡이 많아 보인다.

그런데도 톱클래스를 유지한 비결은 무엇일까.

최근 서울 강남의 한 한복집에서 만난 그는 “솔직히 투어 생활 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고, 코스는 더욱 길어져서다”라고 말했다.

올 미국LPGA투어 상금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둘 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70야드를 넘는다.

반면 김미현은 이들보다 30야드 가까이 적은 242야드.

“오초아나 페테르센이 세컨드 샷으로 9번 아이언 칠 때 난 5번 하이브리드를 잡아야 해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김미현은 엄청난 훈련량과 과감한 스윙 교정을 통해 살아남았다.

“불리하다는 부정적인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웠죠. 샷이 좀 안 된다 싶으면 해질 때까지 수백 개씩 공을 쳤어요. 대회 때도 남보다 일찍 골프장에 나갔어요.”

오버 스윙으로 유명했던 그는 스윙 아크를 줄이고 몸을 많이 쓰는 ‘보디 턴’ 스윙으로 바꿨다.

“10여 년을 큰 스윙을 하다 보니 뜯어고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스윙이 간결해지면서 정확도가 높아졌고 부상 우려도 줄어들었어요.”

여전히 우드를 가방에 6개씩 넣고 다니는 그는 페어웨이 안착률 76.7%(7위), 그린적중률 65.4%(18위), 홀당 퍼트 수 1.78개(3위)로 안정된 기량을 보였다.

늘 장타를 꿈꾸는 주말 골퍼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비거리를 늘리려면 무엇보다 임팩트 존에서 스피드를 내면서 공을 정확하게 맞혀야 하는 게 중요하므로 백스윙은 천천히 하더라도 다운스윙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

그러면서 스트레칭을 강조했다.

“밤마다 거실에 누워서 다리를 위아래로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해 하복근을 강화하면 거리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돼요.”

김미현은 이번 주말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한일대항전 출전을 위해 28일 출국했고 다음 달 3일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 시상식에서 10년 만에 대상을 받는다.

비시즌에도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2세가 된다”고 말하자 김미현은 “결혼 얘기를 꺼내려는 것이냐”며 웃는다.

“20대 후반까지는 정말 빨리 결혼하고 싶었어요. 주위에서 보채기도 하고…. 이젠 어차피 늦었고 골프가 너무 재미있어요. 일에 빠졌다고 해야 할까. 아직 결혼은 먼 훗날 얘기랍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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