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출신 두 감독의 ‘성적 부진 동병상련’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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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뛸까?” 손이 근질근질

“왜 안되지?” 속은 부글부글

‘지금 내가 뛰어도 저것보다 나을 텐데…. 저만큼밖에 못하나.’

요즘 그들은 경기 도중 몇 번씩 이런 생각이 들지 모른다.

현역 시절 이름을 날리던 이충희(48) 오리온스 감독과 허재(42) KCC 감독.

국내 농구를 주름잡던 이들이 올 시즌 초반 속을 끓이고 있다.

7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이 감독은 개막 후 2연승을 할 때만 해도 기세등등했으나 최근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오리온스는 2승 5패로 공동 최하위.

허 감독은 ‘과감한 투자’로 영입한 서장훈과 임재현의 동반 부진으로 흰머리만 늘어 가고 있다. 우승 후보로 꼽힌 KCC는 3승 4패로 공동 5위에 머물러 있다.

이 감독은 주전 가드 김승현이 허리디스크로 6경기째 빠진 데다 이달 말까지도 복귀가 불투명해 답답하기만 하다. 김승현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높았기에 오리온스의 조직력은 급격하게 무너졌다. 김승현의 대타로 정재호와 김영수가 번갈아 나서고 있으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벅차 보이며 김병철과 용병들의 공격력마저 약화됐다.

허 감독은 지난주 KTF와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종료 1.9초 전 터진 결승골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도 “이러면 안 되는데…”라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부진하던 서장훈과 임재현을 접전이 계속된 4쿼터에 전혀 기용할 수 없었기 때문. 다른 팀 선수들에게서 “시즌 준비가 전혀 안 된 몸 상태”라는 평가를 듣는 서장훈은 집중 수비에 시달리며 올 시즌 10.3득점에 머물러 지난 시즌보다 5점 가까이 줄었다. 최근 2경기에서 아예 무득점이었던 임재현은 평균 3.3득점 2.3어시스트로 고개를 숙였다. KCC 출신인 삼성 이상민은 “KCC 선수들이 뭔가 보여 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다들 공격에만 치중한다”고 지적했다.

팀워크를 회복할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는 이 감독과 허 감독은 우선 선수들의 상호 신뢰감을 회복시키는 게 중요해 보인다. 동병상련의 처지가 된 이들은 10일 대구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이는데 그 결과가 흥미롭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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