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유람 “버스 타고 다니는데 다들 몰라봐요”

  • 입력 2007년 4월 24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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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인터넷스타 ‘얼짱 당구소녀’ 차유람(21).

무명 당구선수에서 불과 7개월만에 인기스포츠스타가 된 그녀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한 당구장에서 만났다.

차유람은 다음달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언니 차보람(23)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정해진 목표는 없어요.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녀는 짧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아직은 배워야 할 것이 많은 단계이기 때문에 우승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

‘실력도 인기도 쑥쑥’ 차유람-차보람 자매

[화보]차유람-자넷 리 출전, ‘위민스 월드 풀 컵

그러면서 그녀는 지난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을 예로 들었다.

“아시안게임 당시 많은 팬들은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저는 조금도 기대를 하지 않았거든요. 국가대표로 뽑힌 것 자체가 큰 영광이었고 소중한 경험을 쌓는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습니다. 오히려 저보다 다른 분들이 아쉬워하는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언니 차보람은 그녀를 ‘욕심쟁이’라고 표현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나 갖고 싶은 것을 반드시 성취한다”는 것이 언니의 설명.

차유람도 “꿈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세계대회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반드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그녀는 최고가 되기 위해 착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루에 6-7시간 가량 훈련하면서 자신의 문제점을 보완했고, 미국에서의 훈련과 국내대회 등 실전을 통해 부족한 경기 경험도 채웠다. 특히 미국을 다녀온 후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 예뻐진 얼굴만큼 실력도 급성장하고 있는 차유람이다.

요즘 차유람의 곁에는 언니 차보람이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고 있다. 2년 동안 큐를 놓았던 언니가 다시 현역 선수로 복귀한 것. 어린 시절 함께 테니스를 쳤던 자매는 이제 당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서로 기댈 곳이 있어서 좋아요. 같이 경기를 하다 보니 어떤 점을 이해해줘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계속 붙어 있으니까 자주 싸우게 되네요. 사소한 일로 다투는데 금세 풀어지니까 싸우더라도 걱정 하지 않습니다.”

혼자일 때와 언니와 함께 당구선수로 활약하는 것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대한 그녀의 답변이었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차유람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실력도 인기도 쑥쑥’ 차유람-차보람 자매

[화보]차유람-자넷 리 출전, ‘위민스 월드 풀 컵

짧은 시간에 스타가 된 그녀. 하지만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웃음을 지었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매일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요. 당구장에 있거나 큐를 들고 있지 않으면 몰라 보는 것 같아요. 가끔은 제가 빤히 쳐다보는데도 몰라 보더라구요.”

차유람의 솔직한 대답이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답게 미니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을 만나고 있는 차유람은 인터넷 악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운이 좋은건지 모르겠지만 제 홈페이지에는 악플이 잘 보이지 않아요. 보이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입니다. 제 자신에게만 충실하면 되니까요. 악플보다는 당구자세 등 당구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해주는 분들이 많아요. 세워치기를 할 때에는 큐를 더 세워야 한다, 샷에 파워가 없는 것 같다 등… 이런 글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요.”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은 차유람은 당구에 대한 애정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저에 대한 관심도 좋지만 당구가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당구장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건전하고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최근 들어 당구 중계가 부쩍 늘었는데 당구가 많이 알려지는 것 같아 좋아요. 저 뿐만 아니라 언니와 다른 당구선수들, 그리고 당구까지 모두 사랑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실력도 인기도 쑥쑥’ 차유람-차보람 자매

[화보]차유람-자넷 리 출전, ‘위민스 월드 풀 컵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사진)=임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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