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유치] PT 40분 '비전과 약속'의 승리

  • 입력 2007년 4월 17일 2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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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투자'라는 인천의 진실한 약속이 인도 뉴델리가 쏟아 부은 대규모 물량공세를 극적으로 이겨냈다.

인천이 17일(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의 2014년 하계 아시안게임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 뉴델리를 누르고 승리한데는 OCA 45개 회원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들에게 꾸준히 믿음을 심어준 프레젠테이션(PT)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신용석 인천 유치위원장은 "뉴델리와 같은 깜짝쇼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 스포츠 발전을 위해 우리가 했던 약속을 지킨다는 진지한 자세를 보여주겠다"며 실천 가능하면서도 회원국들에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제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최지 투표 직전까지만 해도 두 도시 유치위가 똑같이 절반이 넘는 25개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며 주장할 정도로 예측불허의 혼전 상황이었다.

1982년 대회 이후 32년 만에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려는 뉴델리 유치위는 대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유치 성공시 참가 선수단 전원에 대한 숙박료와 항공료를 대겠다며 1차 물량공세를 폈다.

뉴델리는 한 술 더떠 PT에서 OCA 소속 전 회원국 NOC에 2008년까지 현금 20만 달러를 제공하겠다는 `파격 제안'을 내놓았다.

애초 뉴델리는 10만 달러의 현물 지원을 약속했지만 인천이 스포츠 약소국 지원프로그램인 `비전 2014' 실천을 위해 2000만 달러의 예산을 확보한 것에 위협을 느껴 예상을 뒤엎는 깜짝 제안을 한 것이다.

여기다 `한국이 2014년 하계아시안게임과 동계올림픽을 독식하려고 한다'는 논리를 펴며 인천을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물론 인천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대회 유치시 뉴델리와 같은 수준으로 `참가 선수단 전원에 대한 항공료와 숙박비'를 대겠다는 제안서를 OCA에 제출했다.

인천 유치위는 물량 맞불 작전과 더불어 미래 비전을 약속하는 뚝심 전략을 동시에 밀어붙였다.

뉴델리의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를 제시함으로써 표심을 정하지 못하던 각국 NOC의 부동표를 끌어 모았다.

그 중에서도 `비전 2014'가 핵심이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까지 3회 연속 종합 2위를 차지하며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잡은 한국의 핵심 도시 인천이 스포츠 인력과 시설.장비, 전지훈련 등을 지원함으로써 약소국들에게도 메달을 따낼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발상이었다.

미래 약속과 더불어 노무현 대통령, 임채정 국회의장의 영상 메시지와 현지를 방문중인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의 지원 연설로 힘이 실렸고 안상수 인천시장이 거듭 약속을 확인함으로써 약소국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여기다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5개의 금메달을 딴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와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에 빛나는 `탁구여왕' 현정화, 올림픽 2연패를 한 레슬링의 `작은 거인' 심권호, 2004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 등도 무대 위에서 감동 작전을 펼쳤다.

특히 문대성은 40초 가량의 영어 메시지로 국민의 환호와 감격을 되새기며 아시아 각국 청소년들의 메달 꿈을 실현하는 데 인천이 견인차가 되겠다고 다짐해 호응을 이끌어 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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