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골에 사랑…산타가 된 축구스타들, 소아암 돕기 자선경기

  • 입력 2006년 12월 26일 02시 56분


골 넣은 이원희 ‘한판승 세리머니’ 유도 그랜드슬래머 이원희(아래)가 골을 넣은 뒤 현영민을 상대로 한판승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특별 선수로 출전한 이원희와 테니스 스타 이형택은 2골씩을 터뜨리며 숨겨진 축구 실력을 맘껏 뽐냈다. 수원=연합뉴스
골 넣은 이원희 ‘한판승 세리머니’
유도 그랜드슬래머 이원희(아래)가 골을 넣은 뒤 현영민을 상대로 한판승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특별 선수로 출전한 이원희와 테니스 스타 이형택은 2골씩을 터뜨리며 숨겨진 축구 실력을 맘껏 뽐냈다. 수원=연합뉴스
‘홍명보장학재단’과 함께한 2006 푸마 자선축구경기에 참가한 축구 스타들이 경기 전 산타 복장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코치(왼쪽), 강철 전남 드래곤즈 코치, 김태영 관동대 코치, 서정원(SV 리트), 황선홍 전남 코치(왼쪽에서 6번째 부터)와 이을용(FC 서울·오른쪽) 등이 보인다. 수원=연합뉴스
‘홍명보장학재단’과 함께한 2006 푸마 자선축구경기에 참가한 축구 스타들이 경기 전 산타 복장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코치(왼쪽), 강철 전남 드래곤즈 코치, 김태영 관동대 코치, 서정원(SV 리트), 황선홍 전남 코치(왼쪽에서 6번째 부터)와 이을용(FC 서울·오른쪽) 등이 보인다. 수원=연합뉴스
백혈병 치료를 받고 있는 한은애(18·사진) 양의 얼굴은 아직 창백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축복의 노래가 울려 퍼진 25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

‘홍명보장학재단’이 마련한 ‘2006 푸마 자선축구경기’를 찾은 한 양은 자신의 생명을 지켜 준 홍명보 국가대표팀 코치가 직접 사인한 축구공을 경기가 끝날 때까지 품에서 놓지 않았다.

한 양은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백혈병 및 소아암 환자 30여 명 및 저소득층 어린이 10여 명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항암치료 때문에 약값이 많이 들어갔는데 도와주셨어요. 많이 아팠는데 이제는 힘을 낼 수 있어요.” 흰 얼굴의 소녀는 웃음을 되찾으며 자신이 받았던 고마움을 이야기했다.

세 살 때 ‘급성림프구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한 양은 한때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열다섯 살 때 재발했다. 그는 결국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일용직 어머니 수입으로는 엄청난 치료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재발 환자이기 때문에 사회복지기금 수혜 우선순위에서도 밀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홍명보장학재단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올해 4회째 자선축구대회를 연 홍명보장학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손을 잡고 백혈병 및 소아암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전해 왔다. 한 양은 2004년 10월 치료비를 받았고 이후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고졸학력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치렀다.

한 양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제가 도움을 받은 것처럼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25일 7000여 명이 관람한 이날 경기에서는 황선홍(전남 드래곤즈 코치) 및 박주영(FC 서울)이 활약한 ‘사랑팀’이 염기훈(전북 현대) 백지훈(수원 삼성) 등이 출전한 ‘희망’팀에 6-5로 승리했다. 홍명보장학재단은 올해 2억 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수원=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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