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서 영구제명된 前천하장사 이만기 교수

  • 입력 2006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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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원한 씨름인이고 씨름판과 생사를 같이하겠습니다.”

한국씨름연맹(총재 김재기)으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한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사회체육학과) 인제대 교수가 11일 서울 중구 장충동 타워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맹의 제명 조치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씨름 개혁을 위해 계속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연맹이 자신을 제명한 것과 관련해 “씨름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 했을 뿐이다. 총재를 모욕했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연맹이 자신을 제명한 근거로 제시한 혐의들을 부인했다. 또 이 교수는 “씨름이 1980년대처럼 인기와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면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하겠다”며 프로와 아마추어 씨름을 아울러 씨름계 대통합을 위한 공청회를 제안했다.

이 자리에는 이 교수가 회장으로 있는 민속씨름동우회 소속 회원 60여 명 중 14명이 함께해 입장을 발표했다.

전 천하장사 임용제 씨, 전 한라장사 이승삼 손상주 씨 등 동우회원들은 “이만기 천하장사는 민속씨름의 상징적인 존재로서 보호돼야 한다. 연맹은 이 교수의 제명 조치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동우회는 “이만기 장사의 제명 조치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동우회 소속 회원들이 갖고 있는 장사 타이틀을 모두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반납 의사를 밝힌 회원들의 타이틀 수는 135개에 이른다는 게 동우회의 설명. 이 중에는 천하장사 10회를 포함한 이 교수의 타이틀 49개도 포함됐다.

이 교수는 “현 민속씨름은 젊은 팬들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어린이 씨름을 살리고 씨름을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개혁 방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교수와 동우회는 “경기 규칙과 씨름 운영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복안이 있다”며 “씨름 관계자들과 언론 및 일반인들이 모두 참가하는 공청회를 통해 씨름의 대통합을 논의해 보자”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당장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 씨름연맹과 대립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씨름연맹도 함께 참가해서 씨름의 새로운 대통합을 위한 의견을 나누자”고 제의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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