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서울-수원 또 비겼다

  • 입력 2006년 8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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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날려 버릴 만한 시원하고 멋진 골들이 터진 늦여름 밤이었다. 하지만 지나친 승리에 대한 집착으로 선수들의 페어플레이는 볼 수 없었고 관중의 등을 돌리게 하는 추태도 나왔다.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후기리그 개막전 FC 서울-수원 삼성의 경기.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답게 양 팀은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서울은 전반 18분 오른쪽으로 침투해 들어가던 이기형이 크로스를 날렸다. 그러나 중앙에 있던 김한윤은 어이없는 헛발질을 했고 공은 뒤로 흘러갔다. 그러나 웬걸. 관중의 웃음이 멈추기도 전에 뒤에 있던 두두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수원은 전반 36분 송종국이 아크서클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마토가 강슛을 날리는 등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18분 결국 일이 터졌다.

수원은 조원희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중앙에 있던 이관우가 튀어 오르며 오른발 가위차기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관우의 마법 같은 슛에 의한 골에 수원의 원정 팬은 물론 4만여 관중은 모두 탄성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후 경기는 완전히 엉망진창이 됐다.

후반 28분경 서울의 안태은이 파울을 하자 수원 주장 김남일이 흥분해 거칠게 안태은을 밀쳤다. 양 팀 선수들은 우르르 서로 엉켜 난투극 일보직전까지 갔다.

심판의 권위는 어디로 갔는지 주장 김남일과 조원희 등은 심판을 거의 밀쳐 가면서 강하게 항의했고 김남일은 결국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는 5분여 중단됐고 수원 서포터스들은 물병을 경기장에 집어던지며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이날 경기는 1-1로 무승부를 찍으며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이로써 서울과 수원은 올 시즌 네 번의 격돌을 모두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12일 열린 FA컵 8강전에서는 수원이 승부차기로 승리했지만 승부차기는 무승부로 공식 기록되기 때문.

성남 일화는 홈인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대전 시티즌을 맞아 후반에만 네 골을 쏟아 부으며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정규리그가 전기와 후기로 나뉘면서 ‘전기리그 우승팀은 후기리그에서 부진하다’는 기존속설도 ‘무적 군단’ 성남 앞에서는 힘을 잃었다.

성남은 후반 7분 김두현이 첫 골로 물꼬를 텄고 이어 이따마르의 추가골까지 터졌다. 후반 26분 김상식의 세 번째 골과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6분 네아가의 네 번째 골까지 성남은 화려한 골폭죽으로 개막전을 4-0의 완승으로 장식했다.

선제 결승골을 넣은 우성용은 시즌 9호골을 기록하며 이날 골을 추가하지 못한 부산의 소말리아를 두 골 차로 제치고 정규리그 득점 단독 선두를 지켰다.

전남 드래곤즈는 대구 FC와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1-1로 비겼다. 이로써 전남 허정무 감독은 통산 100승 달성을 다음 경기로 미뤄야 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프로축구 23일 전적

서 울 1-1 수 원

성 남 4-0 대 전

전 북 1-1 포 항

전 남 1-1 대 구

인 천 0-0 부 산

광 주 0-0 울 산

제 주 2-1 경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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