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천재’박주영 “과대포장요? 열심히 축구만 할 겁니다”

  • 입력 2006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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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늘 그렇듯 무뚝뚝한 표정. 언뜻 듣기엔 기분이 상할 정도로 짧고 건방진 대답. 침묵하던 ‘축구 천재’는 그렇게 말문을 열었다.

13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 인터뷰. 2006 독일 월드컵이 끝난 뒤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침묵했던 스트라이커 박주영(21·FC서울)의 심경은 어땠을까.

●“월드컵 전후로 변한 게 없어… 누리꾼 비난 신경 안 써”

“나는 월드컵 전이나 후나 변한 게 없다. 그냥 열심히 축구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박주영은 월드컵 때 예선 3경기 중 마지막 스위스전에서만 66분을 뛰었다. 스위스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이 때문에 박주영은 ‘과대포장 됐다’, ‘대표 선수감도 아니다’ 등 일부 누리꾼으로부터 난도질을 당했다. 16일 대만과의 2007 아시안컵축구대회 예선 최종엔트리에 그가 뽑혔을 때도 일부에선 “왜 뽑았느냐”고 비난했다.

마음고생이 심할 법도 했지만 박주영은 “그것은 내 성격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축구를 시작한 뒤 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모든 것을 바쳐 축구에만 전념하겠다는 각오. 결과는 좋을 수도 있고 안 좋을 수도 있다. 결과를 놓고 비난한다면 언제든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자신의 헌신은 결코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박주영은 실제로 월드컵이 끝난 뒤 소속팀에 복귀해 그라운드를 예전처럼 잘 누볐다. 삼성하우젠컵에서 1골, 축구협회(FA)컵에서 2골을 뽑아내는 등 골 감각에선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 6일부터 소집된 훈련에서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후배로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선배들 틈에선 열심히 뛰어다녔다.

●긍정적인 모습 대표팀에 활력… “해외무대서 뛰고 싶어”

대표팀 맏형 이을용(31·FC서울)은 “주영이는 본인이 알아서 잘한다. 월드컵 끝나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곤했을 텐데 바로 회복한 걸 보면 대단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한 스태프는 “늘 초심의 자세다. 그리고 항상 긍정적이다. 그런 모습이 대표팀에도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K리그나 국제경기를 많이 뛰어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아직 병역이 해결되진 않았지만 기회가 되면 빨리 해외로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4일 출국해 16일 대만과 아시안컵 예선전을 치른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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