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 사단’ 오늘 대만행 최종 20명 발표

  • 입력 2006년 8월 10일 03시 03분


“헉 헉….”

섭씨 34도. 더운 날씨에 기온을 낮추려고 잔디에 뿌린 물이 수증기가 돼 올라와 체감온도는 더 높았지만 선수들의 눈빛은 빛났다.

9일 경기 파주시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 훈련. 6일 소집돼 찜통더위 속에 하루 두 차례의 강도 높은 훈련을 하지만 선수들의 얼굴에선 피곤한 기색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좌우 사이드에서 볼을 띄워 주고 중앙에서 공격수들이 슈팅을 하는 훈련, 미드필드에서 짧은 패스에 이은 긴 패스를 하는 훈련, 9 대 9 미니게임…. 최연소로 대표팀에 합류한 김동석(19·FC서울)과 신영록(19·수원 삼성)은 물론 박주영(FC서울), 김두현(성남 일화), 안정환 등 간판급 선수들도 열심히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더위를 피한다고 오전 10시와 오후 5시 30분에 훈련을 시작했지만 기온엔 큰 변화가 없었다. 햇볕은 따갑고 바람도 없어 선수들의 얼굴에는 땀이 비 오듯 흘렀지만 주전을 확보하려는 그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났다.

핌 베어벡 감독이 세대교체를 기치로 젊은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킨 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19세의 김동석을 포함해 30세 노장 안정환까지 한 치의 양보 없는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2003년 서울 용강중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프로에 뛰어든 김동석은 이번 소집훈련의 ‘깜짝 스타’. FC서울 2군에서 꾸준히 실력을 쌓아 올해부터 1군에서 뛰고 있는 김동석은 어지간한 축구팬이라도 이름을 잘 모르는 신인. 하지만 베어벡 감독은 어린 나이에도 볼 컨트롤과 패스워크가 좋은 김동석을 과감히 합류시켰고 안정환 김남일(수원)도 “체격은 작지만 기술이나 체력이 좋아 후배 중 가장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NFC에서 2급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는 노정윤(울산 현대)은 “제2의 박지성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

9일 오후 훈련을 마친 이을용(FC서울)과 이관우(수원) 등의 선수들은 유니폼에서 죽죽 흐르는 땀을 짜며 숙소로 향했다. 4일간 소집훈련을 한 이들의 운명은 10일 결정된다. 베어벡 감독은 6일부터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28명과 소속팀 사정상 합류하지 못한 7명 등 35명 중에서 16일 대만과의 아시안컵 예선에 출전할 엔트리 20명을 최종 낙점한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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