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 특파원의 올 댓 월드컵]지구를 위하여! 그린월드컵 출발

  • 입력 2006년 5월 29일 03시 01분


코멘트
2006 독일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가 ‘환경 월드컵’을 선언했다.

프란츠 베켄바우어 대회 조직위원장은 26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환경 월드컵 ‘그린골’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스포츠 역사상 가장 환경친화적인 대회 개최를 다짐했다.

‘그린골’의 가장 큰 목표는 경기장 개보수와 대회기간을 통해 약 10만 t이 배출될 것으로 추산돼 온 온실가스를 0 또는 ‘마이너스’로 낮추겠다는 것.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 슈타디온에는 태양광 발전설비가 마련돼 이 경기장에서 개최되는 6번의 경기와 프레스센터 등에 사용되는 전력을 충당하게 된다. 각 도시의 경기장 개보수에도 에너지와 환경 배출물을 20% 이상 줄이는 엄격한 시공규칙을 적용했다.

월드컵 입장권을 소지한 사람은 경기 당일 지하철 전차 버스 등 시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한 점도 특징. 자가용 사용을 억제해 화석연료 사용을 5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조직위원회는 내다봤다. 독일과 브라질 팀은 선수단이 앞장서서 비행기 이동을 줄이고 가능한 한 열차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만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는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50만 유로(약 6억 원)의 기금을 마련해 인도 타밀나두 지역에 바이오가스 생산설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온실가스 배출 억제 외에도 경기장 개보수 과정에서 자연 채광 설비를 마련하도록 했고 뮌헨, 뉘른베르크, 베를린 등의 경기장에는 빗물 재활용시설을 마련해 연 수십만 유로의 물 값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베켄바우어 위원장은 “3년 전 ‘그린골’ 계획이 처음 수립됐을 때에는 도대체 무엇이 가능할지 암담했지만 이제 모든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그는 “4년 뒤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도 독일이 바이오가스와 태양광 발전 등의 설비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린골’ 홍보대사인 클라우스 퇴퍼 유엔환경계획(UNEP) 의장은 “그린골은 전 세계의 축구팬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커다란 부대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