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월드컵]설기현 머리로… 조재진 발로… “그래 됐어!”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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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예 공격수 조재진(시미즈 S 펄스)의 오른발 슛은 대포알 같았다.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7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박주영(FC 서울)으로 이어지던 공이 조재진의 발끝에서 골로 연결됐고 6만4000여 관중의 함성이 폭발했다.

한국이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을 쾌승으로 장식했다. 한국(FIFA랭킹 29위)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63위·옛 유고연방의 일원)와의 경기에서 설기현(울버햄프턴)이 선제골을, 조재진이 추가골을 터뜨려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후반 5분 이천수(울산 현대)의 패스를 받은 안정환(뒤스부르크)이 슈팅한 공이 상대 골키퍼의 발을 맞고 튀어오르자 설기현이 머리로 받아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은 이날 박지성-김남일(수원 삼성)-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으로 이어지는 정예 미드필더진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수비에서는 세네갈전에서 뛰었던 최진철(전북 현대), 송종국(수원 삼성)을 빼고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김진규(주빌로 이와타), 김영철(성남 일화), 조원희(수원 삼성)의 포백 수비라인을 가동했다. 공격에서는 설기현 안정환 이천수의 공격 트리오를 다시 선발로 출전시켰다.

한국은 후반에 이천수 대신 박주영, 안정환 대신 조재진을 투입했다. 안정환과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조재진은 이날 득점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정환이 형과 나는 스타일이 다르다. 각자의 장점을 살린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장담해 온 조재진은 동료 이천수와 정경호(광주 상무) 등이 꼽은 이번 월드컵에서 활약할 ‘해결사 1호’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전 창 기자 jeon@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양팀 감독의 말

▽딕 아드보카트 한국 감독=성원해주신 축구팬에게 감사드린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안겨주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한국의 축구팬이 나에게 자신감을 안겨줬다. 매력적인 경기였다. 상대가 뛰어난 수준을 가졌는데도 우리가 90분 중 75분간 경기를 지배하고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3, 4골 정도 낼 수 있었다. 전반을 0-0으로 끝냈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은 것이 승리하게 된 이유다. 최고의 수훈선수로는 이을용을 꼽고 싶다. 김남일도 체력적인 문제는 보였지만 잘해줬다. 월드컵 본선에선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승점을 많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블라츠 슬라코비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감독=한국팀의 승리를 축하한다. 앞으로도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 선수들은 시차 문제가 있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후반전에 이런 영향이 역력하게 나타났다. 우리 팀 신예들에게 아주 좋은 경험이 됐다. 한국팀은 친선전이지만 투지를 보여줬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세련된 경기를 했고 90분 내내 민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스위스전에서 한국의 승산을 내가 얘기하긴 곤란하지만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술을 다양하게 구사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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