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과 떠나는 히말라야 트레킹]<下>이것만은 알고 가세요

  • 입력 2005년 12월 2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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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도 할 수 있을까?

만년설이 쌓인 히말라야 고산을 직접 체험하고 싶지만 시간과 돈 외에도 여러 가지가 앞을 가로막는다.

대표적인 것이 체력. 네팔이 세계 최빈국이라 생기는 위생 문제, 1996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반군과의 조우 등도 위험 요소다.

하지만 체력은 동네 야산을 오를 정도면 충분하다. 이번에 산악인 박영석(42·골드윈코리아 이사) 씨와 함께 트레킹을 한 안나푸르나는 해발 8091m라는 높이가 질리게 하지만 실은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는 사람의 3분의 2가 찾는 대표적 명소. 해발 2000m급 고봉에 올랐다가 1200m의 계곡까지 내려가는 일을 하루 평균 두 번씩 하지만 거북이 걸음이라도 안내서에 나온 시간을 맞출 수 있다.

이번 트레킹에 나선 26명의 참가자 대부분이 히말라야 초행길이었고 보통의 트레킹 일정보다 빡빡했지만 해발 3200m까지 낙오자는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위생 문제는 심각하다. 히말라야에는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대자연만 펼쳐져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 소걸음으로 2시간 거리마다 산장과 찻집이 있고 해발 2500m까지 고산 마을이 즐비하다.

등산로는 물소와 염소의 분뇨로 지뢰밭과 다름없다. 화장실은 당연히 재래식. 사방에 빙하에서 녹아 내려오는 폭포와 계곡이 있지만 그대로 마시는 것은 금물. 대신 지누단다(1780m)까지는 페트병에 담은 식수를 판매하고 촘롱(2170m)부터는 환경보호를 위해 페트병 식수를 금지하는 대신 끓인 물을 판다.

1996년부터 게릴라 활동을 벌이는 반군과의 관계도 문제. 개머리판 없는 소총을 들고 나타나는 이들은 통행료를 요구한다. 안나푸르나 보호구역 공식 입장료가 한 명당 2000루피(약 3만2000원)인데 반군은 1000루피(약 1만6000원)를 요구한다. 영수증까지 발행한다. 정부군 스파이를 색출한다는 이유로 산간 마을 주민 전체를 학살하는 일이 일어나지만 아직 외국인에게 위해를 가한 적은 없다는 게 위안거리다.

카트만두=전 창 기자 jeon@donga.com

▼히말라야 트레킹 수칙 베스트 5▼

▽절대 무리하지 마라=현지 가이드들은 정해진 일정을 강요한다. 체력이 달리면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사계절 옷과 우비를 준비해라=히말라야는 저지대는 아열대, 베이스캠프 부근은 만년설의 극지 기후. 산은 일교차가 클 뿐만 아니라 최근 세계적 이상기후 현상 때문에 건기에도 폭우가 내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고산병엔 장사가 없다=고산병은 체력과 상관없다. 오히려 체력 좋은 사람이 걸리는 확률이 높다.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고도를 낮춰야 한다.

▽짐은 최대한 가볍게=배낭엔 갈아입을 옷과 식수면 충분. 나머지는 포터에게 맡겨라.

▽개인 행동은 절대 금물=정해진 트레킹 코스 이외엔 정글과 가파른 계곡이 펼쳐져 있다. 표범 등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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