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아테네의 통한’ 두번 다시 없으리

입력 2005-11-22 03:09수정 2009-09-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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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세계여자역도선수권대회가 열린 15일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포츠클럽.

장미란(22·원주시청·사진)과 중국의 무솽솽이 격돌한 최중량급(75kg 이상급)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었다.

용상 3차 시기를 앞두고 무솽솽이 신청한 무게는 174kg. 2차 시기에서 장미란은 172kg을 들었다. 그런데 인상에서도 무솽솽(130kg)은 장미란(128kg)에게 2kg을 앞선 상황.

만약 무솽솽이 성공할 경우 장미란은 3차 시기에서 176kg을 들어야 최소한 동률을 만들 수 있었다. 장미란의 용상 최고 기록은 지난해 아테네 올림픽에서 세웠던 172.5kg.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무솽솽이 움켜쥔 174kg의 바벨이 하늘로 솟구쳤다. 그런데 균형을 잃은 듯 어깨와 팔꿈치가 한쪽으로 기울며 흔들렸다. 재빨리 균형을 찾은 무솽솽은 완벽한 정지 동작을 취한 뒤 바닥에 역기를 내려놓았다. 파울이냐 세이프냐 판정이 애매한 상황.

그러나 3명의 심판이 모두 ‘파울’을 선언했다. 흥분한 중국 선수단 10여 명은 일제히 5명의 배심원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배심원들의 판정도 파울 3명, 세이프 2명. 무솽솽의 3차 시기 실격.

장미란과 무솽솽은 모두 합계 300kg을 기록했지만 몸무게가 가벼운 장미란(115.12kg)이 무솽솽(131.77kg)을 꺾고 여자역도 사상 세계대회에서 합계 금메달을 처음으로 따내는 순간이었다.

작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장미란은 비슷한 상황에서 심판의 엉뚱한 판정 때문에 금메달을 날렸다.

당시 장미란의 상대는 탕궁훙(중국). 탕궁훙은 용상 마지막 시기에서 182.5kg을 든 뒤 어깨가 90도 가까이 완전히 비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심판진이 세이프를 선언하는 바람에 장미란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것.

1년 만에 어떻게 이런 반전의 상황이 연출됐을까.

대한역도연맹 관계자들은 “아테네 올림픽 이후 국제무대에서 기울여 온 스포츠 외교가 빛을 발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여무남 대한역도연맹 회장은 “선수들이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판정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틈날 때마다 관련 인사들을 만나며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회장은 “중국이 역도 강국이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유치하지만 아테네에서처럼 불공정한 판정 시비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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