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트랙 ‘마지막 반란’…中, ‘황색 돌풍’

  • 입력 2004년 8월 30일 0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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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왕국’ 미국의 퇴조 속에 거세지는 황색반란.

29일까지 2004 아테네 올림픽 육상에 걸린 46개의 금메달 중 남자 마라톤을 제외한 45개의 주인이 가려진 가운데 세계 육상의 세력재편 조짐이 뚜렷하다.

단거리를 중심으로 철옹성을 구축했던 미국의 아성이 위협받는 반면 중국이 트랙종목에서 금메달 2개를 따며 세계 육상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

이번 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육상의 슈퍼 파워’ 미국세의 누수가 시작됐다는 점.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미국이 육상에서 따낸 금메달 수는 10개였으나 이번 대회에선 8개에 그쳤다.

미국이 특히 위기감을 느끼는 종목은 단거리. ‘단거리 여왕’ 매리언 존스가 빠진 여자 100m와 200m는 모두 금메달을 놓쳤다.

부진은 미국이 자랑하던 남녀 400m 계주에서도 이어졌다. 저스틴 게이틀린과 숀 크로퍼드, 모리스 그린, 코비 밀러가 버틴 미국 남자팀은 29일 열린 400m 계주에서 38초08을 기록해 영국(38초07)에 100분의 1초 차로 뒤지며 2연패에 실패했다. 영국이 이 종목에서 우승한 것은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 이후 92년 만.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4연패를 이뤘던 여자 400m 계주에서도 바통 터치 실수로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

미국의 상대적인 부진 속에 빛을 발한 것은 ‘절름발이 스포츠 강국’이란 오명을 썼던 중국의 약진.

중국은 28일 열린 남자 110m 허들에서 류샹이 세계 타이기록이자 올림픽 기록인 12초91로 우승하며 남자 올림픽 출전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올해 21세의 류샹은 높이뛰기 선수로 시작한 뒤 110m 허들로 전환해 아시아 기록과 세계주니어기록을 갈아치운 뒤 2003 파리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중국은 이어 여자 1만m에서도 싱후이나가 30분24초3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육상에서 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중국이 올림픽 육상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5000m에서 우승한 왕준샤 이후 처음.

한편 남자 1500m 우승자 히참 엘 게루지(29·모로코)는 이날 열린 5000m까지 우승하며 1924년 파리 올림픽의 파보 누르미(핀란드) 이후 80년 만에 처음으로 중거리와 장거리인 두 종목 석권의 주인공이 됐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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