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드림팀 2연승 달려

  • 입력 2004년 8월 20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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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자 농구 드림팀이 달라졌다. 세계 최강이라는 허영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우고 백의종군하는 모습이 완연하다.

19일 헬레니코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04 아테네 올림픽 미국과 호주의 남자 농구 예선 B조. 조용한 성격의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은 경기 도중 덩크슛을 한 뒤 평소와 달리 림에 매달려 괴성을 질렀다. 동료들에게 투지를 불어넣기 위한 제스처.

던컨을 중심으로 하나가 된 드림팀은 무리한 1 대 1 공격 대신 패스워크를 앞세운 확률 높은 득점 루트를 찾았고 끈끈한 수비를 펼치며 강호 호주를 89-79로 눌렀다.

첫 경기에서 푸에르토리코에 19점 차로 완패하며 망신을 당한 드림팀은 이로써 2연승을 달려 올림픽 4회 연속 금메달을 향한 희망을 살렸다.

드림팀의 이런 변신은 “우리에겐 생사가 걸린 문제다”라는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말처럼 더 이상 망가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스타들이 자존심을 버리고 기본에 충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NBA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변칙적인 지역방어와 낯선 심판의 휘슬에도 적응력을 키웠다.

수비도 강해졌다. 강력한 수비로 지난 시즌 디트로이트 피스턴스를 NBA 정상으로 이끈 래리 브라운 감독은 “공격보다 수비가 먼저다. 미스 샷이 많아지면 경기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던컨은 공격과 수비를 이끌면서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동료들에게 득점기회를 주는 노련미를 보였다. 던컨과 공동주장인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은 오른쪽 손가락을 다치고도 코트에 나서는 투혼을 보였다.

드림팀의 예선 3경기 기록을 살펴보면 어시스트는 11개→14개→23개로 늘어난 반면 턴오버는 22개→19개→7개로 줄어들어 눈에 띄는 안정세.

브라운 감독은 “NBA는 관중을 위한 쇼다. 올림픽은 다르다. 애국심과 동료애, 농구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테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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