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선수들에게 즐거움 주고 싶어” 각설이분장 신현만씨

  • 입력 2004년 3월 14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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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색 가발에 헝겊 조각을 이어 만든 유니폼, 여기에 한발은 분홍색, 다른 발은 연두색 양말….

마스터스 참가자 중 응원 나온 시민들에게 ‘인기 짱’은 각설이(삐에로) 차림으로 달린 신현만씨(44·경기 구리시·사진). 그는 이번 대회까지 풀코스를 36회나 완주한 베테랑. 99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그는 각종 대회에서 페이스메이커로 5번 참가를 했고 100km 울트라마라톤 완주경험도 있다.

그런 그가 이번 대회에서 우스꽝스런 차림으로 달린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달리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하지만 막상 뛰면 육체적으로 고통스럽죠, 함께 달리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싶어 이런 모습으로 나왔어요.” 신씨는 국제통화기금(IMF)사태 때 실직했다가 99년 새 직장을 얻은 다음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 자신의 최고기록이 2시간57분45초인 그의 이날 기록은 3시간11분00초로 저조했다. “가발을 쓰고 뛰니까 무겁고 유니폼도 한 겹 덧댄 것이라 얼마나 더운지…, 그렇지만 오늘은 기록 생각하지 않고 봉사하러 나온 것이니까 상관없습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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