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예순넷의 청춘' 동아마라톤 단골 고영우씨

  • 입력 2003년 10월 22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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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경주마라톤은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26일 열리는 동아일보2003경주오픈마라톤에 참가하는 고영우 박사(64·서울 고영우산부인과원장·사진)는 마라톤 나이 8세. 96년 동아경주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를 완주한 게 시작이었다. 그 이후 고박사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마스터스에게 문호를 개방한 94년부터 참가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울 정도.

“골퍼가 첫 라운딩 하는 것을 ‘머리 얹었다’고 말하는데 동아경주마라톤은 내 마라톤 인생의 머리를 얹은 곳입니다. 올해로 8번째인데 뛸 때마다 첫 레이스의 짜릿한 추억이 떠오르는 고향 같은 곳이지요.”

고박사는 경주대회 뿐만 아니라 3월 서울대회, 9월 공주 백제 큰길대회 등 동아마라톤에 단 한번도 빠지지 않는 ‘단골.’ 매주 국내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다 보니 벌써 풀코스를 68번이나 완주했다. 매번 35km쯤에서 숨이 가빠오고 힘들면 ‘내가 왜 이런 미친 짓을 하지. 이번이 마지막이다’라고 하다가도 결승선을 통과하면 밀려오는 쾌감 때문에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맨다. 최고기록은 지난해 3월 서울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24분17초.

“신라의 향기에 파묻혀 뛰다보면 105리길이 힘들 줄 모릅니다. 경주는 마라톤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지요”

나이는 환갑을 넘었지만 몸은 강행군에도 끄떡하지 않는 ‘청춘.’ 달릴 때 시민들이 “할아버지 힘내세요”라고 외치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며 허허 웃는다.

이렇다보니 하루 3시간 이상 훈련을 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하다.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3∼4시간 운동한 뒤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달리고 사이클 타고 수영도 하다보면 병원에서 받는 온갖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날아간다고.

고 박사는 99년 ‘100회 마라톤클럽’을 만들었다. “이 좋은 마라톤을 평생 100회는 완주해보자는 뜻에서 만들었다”는 게 그의 말.

그는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철인코스(수영 3.8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13시간26분에 완주한 ‘철인.’ 현재 전국트라이애슬론연합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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