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는 역전승이었고 그 중심에는 김병현이 있었다.
24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 전.
보스턴은 2-3으로 끌려가던 9회 두 점을 더 내줘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9년 이후 처음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둔 보스턴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보스턴은 9회말 2사 1-3루에서 3번타자 토드 워커가 올시즌 35세이브를 올린 볼티모어의 마무리투수 호르헤 훌리오로부터 우중월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동점 홈런을 쳐 내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갔다.
스콧 윌리엄슨까지 부상으로 빠져 쓸만한 불펜 요원이 절대 부족한 보스턴의 그래디 리틀 감독은 지체없이 김병현을 ‘콜’했다.
김병현은 3일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강행군 이었지만 전혀 지친 기색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싱싱한 공’을 던졌다. 김병현은 왼손타석에 들어선 첫타자 B.J 서호프를 우익수 뜬공으로 역시 왼손타자인 후속 7번 루이스 매토스를 바깥쪽 빠른공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간단하게 투 아웃을 잡아냈다. 2사후 잭 쿠스트에게 오른쪽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날 처음 만난 오른손 타자 잭 포다이스를 풀 카운트 접전끝에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했다. 총 투구수 2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13개. 김병현은 이날 탈삼진 하나를 추가해 올 시즌 99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김병현의 깔끔한 투구로 상승 분위기를 이어간 보스턴은 10회말 첫 타자로 나온 데이비드 오티스가 볼티모어의 4번째 투수 커트 에인스워스의 4구를 통타, 펜웨이파크의 유독 높은 좌측펜스(그린 몬스터)를 훌쩍 넘기는 끝내기 솔로 홈런(29호)을 터뜨려 승부를 마감했다.
보스턴은 이로써 93승 64패를 기록, 이날 11회 연장접전끝에 애너하임에 1-2로 패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 카드 경쟁자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격차를 3.5경기로 벌렸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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