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U대회 21일개막]북한선수-응원단 “대구, 반갑습네다”

  • 입력 2003년 8월 20일 19시 02분


대구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과 임원, 기자단이 환영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며 김해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나오고 있다. -부산=사진공동취재단
대구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과 임원, 기자단이 환영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며 김해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나오고 있다. -부산=사진공동취재단
《대구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과 미녀 응원단이 20일 입국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 개막 하루를 앞두고 오전과 오후 고려항공편으로 김해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각각 선수촌과 대구은행 연수원에 짐을 풀었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한국에 온 것은 지난해 10월 부산 아시아경기에 이어 두 번째.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는 손님들이다. 북한의 전력은 어느 정도일까. 미녀 응원단은 어떤 모습일까. 그 궁금증을 풀어 본다.》

▼스타 플레이어 ▼

‘남남북녀’라는 말대로일까. 북한은 여자 선수들이 강세다.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는 하프마라톤의 김창옥(27). 98년 방콕 아시아경기 마라톤 은메달리스트로 지난해 10월 부산 아시아경기에도 출전했던 그는 2001년 베이징 유니버시아드 때 함봉실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한 강호.


하프마라톤에는 김창옥 외에도 스타가 즐비하다. 지난해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1만m 은메달리스트 조분희(24)와 99년 세계군인종합체육대회 하프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홍옥단(25) 등이 모두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북한 여자마라톤팀은 이번 대회 출전팀 가운데 가장 탄탄한 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30일 열리는 여자하프마라톤에서 북한의 목표는 금메달을 포함해 메달 2개.

여자양궁 최옥실(26)도 북한이 자랑하는 스타.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인전 3, 4위전에서 김수녕에게 져 아깝게 동메달을 놓친 선수. 지난해 부산 아시아경기에서는 시드니 올림픽 2관왕 윤미진에게 지는 바람에 4강 진출에 실패해 이번 대회가 설욕의 무대.

여자유도는 북한이 기대하는 메달 밭. 북한 최고의 스타인 계순희가 빠졌지만 57kg급의 홍옥성(19)이 유망주. 그는 지난해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다. 또 52kg급 안금애(23)는 2001년 베이징대회 동메달리스트 출신이며 63kg급 지경순(28)은 지난해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다이빙과 체조는 북한의 전통적인 강세 종목. 전현주(20) 김경주(20)는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선 라운드까지 진출한 선수들이다. 북한 다이빙은 베이징대회에서 4개의 은메달을 딴 실력을 자랑한다.

여자 기계체조에선 김영실(20)과 황금희(21), 리듬체조는 윤명란(25)이 대표주자. 이 가운데 윤명란은 98년 방콕 아시아경기 은메달리스트. 여자 기계체조도 베이징대회 단체전 동메달 종목이다.

북한이 자랑하는 여자축구는 이번에 2진이 출전했다. 다음달 열리는 미국 월드컵에 대비해 간판스타인 이금숙 진별희 등 1진 선수들이 빠졌기 때문. 그래도 북한 여자축구는 충분히 메달권에 들 만한 전력.

남자선수들의 전력은 여자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유도 73kg급의 박철수는 금메달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베이징대회 동메달리스트인 그는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고도 그동안 각종 대회에서 번번이 메달권에서 탈락한 비운의 주인공. 지난해 부산 아시아경기에서도 메달을 따지 못해 이번 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또 다이빙의 최형길(25) 김성진(23)도 지난달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선 라운드까지 진출한 북한의 간판 스타들이다.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북한 선수단 주요 경기 일정
날짜장소종목주요 출전 선수
8월 22∼30일대구시민운동장 등여자축구여자축구팀
23∼29일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여자양궁최옥실
24∼30일두류수영장다이빙장남녀 다이빙최형길 김성진(남)전현주 김경주(여)
23∼25일경주실내체육관리듬체조윤명란
26일계명대 문화대수련관여자유도 63kg지경순
27일여자유도 52kg여자유도 57kg남자유도 73kg안금애홍옥성박철수
27∼30일 계명대 체육관여자기계체조김영실 황금희
30일주경기장여자 하프마라톤김창옥 조분희 홍옥단 표은숙 장선옥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대구=특별취재반

▼ 北취재진 24명 파견 ▼

20일 대구 유니버시아드 선수촌에 도착한 북한기자가 구형 촬영기를 들고 취재에 몰두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대구 유니버시아드 메인프레스센터(MPC)가 설치된 대구 전시컨벤션센터(EXCO). 이곳 3층 국제방송센터(IBC) 옆에 ‘특별구역’이 있다. 바로 북한 취재진을 위한 별도의 부스다. 규모는 30여평. 이곳은 대회 기간 중 한국 및 외국 취재진의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된다.

이번 대회에 오는 북한 취재진은 24명. 10여명은 방송팀이며 나머지는 신문, 통신팀으로 구성돼 있다. 각국 취재단이 MPC와 IBC로 나뉘어 입주한 것과는 달리 북한은 보안과 안전상의 이유로 취재 및 방송팀이 한 부스에서 칸막이만 설치한 채 함께 일하게 된다.

대회조직위는 북한 방송팀에 카메라 2대와 녹화기 5대를 제공했다. 방송팀은 대회 기간 중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하루 5차례 정도 제작 내용을 북한으로 송출할 계획.

이들이 취재 편집한 방송화면은 IBC에서 금산위성지국, 태국에서 임대한 위성 타이콤3 등을 거쳐 북한으로 보내진다.북한 선수단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할 신문, 통신팀은 취재 내용을 조직위가 제공하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북한에 전송할 계획이다.김건희 조직위 방송지원부장은 “북한을 위한 취재 시스템은 지난해 부산 아시아경기 때와 비슷하다”며 “조직위에서 제공한 장비만으로도 보도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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