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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4월 7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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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4년차 전근표(26·사진). 그는 5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선제 결승홈런을 때려내더니 6일에도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올 시즌 들어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선수는 아직까지는 전근표 뿐이다.
홈런포 뿐만이 아니다. 5일 경기에서는 단타, 2루타, 홈런을 기록해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 한 개만 부족했다. 운이 좋아 때린 홈런이 아니라는 얘기.
비록 133경기의 장기레이스 중 단 2경기만 치른 상황이지만 전근표는 6타수 4안타 2홈런으로 타격 1위(타율 0.667), 홈런 공동1위(2개)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 입단해 지난 3시즌동안 겨우 102경기에 출전, 53안타 9홈런의 초라한 기록이 전부였던 그로써는 상전벽해 같은 변신.
전근표는 프로 데뷔 후엔 철저히 가려져 있었지만 2000년 입단 당시만 해도 계약금이 야수 중 최고수준인 3억원을 받은 주목받는 신인이었다. 한양대 4년 때 출전한 99년 대학선수권대회에선 최우수선수로 뽑혔고 그해 7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1m85, 84㎏의 든든한 체격에 근성과 파워까지 겸비해 슬러거의 조건을 갖춘 그가 빛을 보지 못한 이유는 본인의 문제보다는 팀 라인업이 워낙 막강했기 때문. 그동안 현대엔 박재홍 심정수 이숭용 박경완 등 거포들이 즐비했다. 그의 포지션인 1루수의 주인은 대선배 이숭용.
올해 드디어 전근표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박재홍과 박경완이 기아와 SK로 가면서 이숭용이 외야로 자리를 옮기고 대신 전근표가 6번과 1루수를 꿰찬 것.
1루수 자리에 신일중고 동기동창인 강병식과 전근표를 놓고 마지막까지 저울질하다 전근표를 선택한 김재박감독은 2경기를 마친 뒤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김용달 현대 타격코치는 “전근표는 원래 힘은 알아주는 선수다”라며 “짧게 잡던 보폭을 약간 늘렸더니 몸이 뒤로 빠지는 약점이 보완돼 타격 자세가 안정됐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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