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김병현 “실링선배, 땡큐”

  • 입력 2003년 2월 4일 18시 28분


선발 변신을 꿈꾸는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발투수로 꼽히는 팀 선배 커트 실링(37)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선발투수의 노하우 전수’를 자처하고 나선 것.

14일 시작되는 팀의 스프링캠프에 앞서 애리조나 투산의 일렉트릭파크에서 개인훈련중인 김병현은 2주째 실링으로부터 개인 지도를 받고 있다. 역시 조기훈련 중인 실링은 매일 오전 9시부터 낮 1시까지 김병현과 함께 뛰며 레슨을 실시하고 있다. 서로 투구 스타일이 다른 탓에 기술적인 지도는 자제하고 있지만 마무리투수와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는 선발투수의 몸관리와 정신자세 등을 집중 조언해주고 있다.

실링은 “닷새에 한번 등판하는 선발투수는 휴식을 취하는 나흘이 더 중요하다. 이 기간동안 넋놓고 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상대팀 경기를 분석하면서 다음 등판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한 번에 100개 이상의 공을 던져야 하는 선발투수는 무엇보다 하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질에 대해선 자신의 주무기인 스플릿핑거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의 그립을 직접 쥐어보이기까지 했다.

랜디 존슨과 함께 사상 최강의 원투펀치로 불리는 실링은 지난해 23승7패, 2001년 22승6패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존슨과 사이영상을 다툰 초특급 투수.

팀의 막내인 김병현에게 유난히 정이 많아 2001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역전 끝내기 우승을 했을 때와 올초 김병현이 325만달러에 계약했을 때 가장 먼저 축하 인사를 건넨 동료가 그였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선 김병현에게 스플릿핑거 패스트볼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김병현은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시작한 후 매일 3∼4시간씩 6일 훈련, 1일 휴식의 강훈을 소화하며 곧 있게 될 선발 테스트에 대비하고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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