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발’ 앞세운 중원의 해결사 도너번

  • 입력 2002년 6월 17일 23시 27분


“역시 도너번.”

17일 멕시코와 미국의 16강전 후반 20분. 미국팀 ‘중원의 해결사’ 랜던 도너번(20·새너제이 어스퀘이크스·사진)이 그림같은 헤딩슛을 뽑아내자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다.

미국은 이날 도너번이 뽑아낸 쐐기골로 강호 멕시코를 꺾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도너번은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이날 경기에서도 특유의 빠른 발을 이용해 멕시코의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팀의 두 번째 득점이 된 추가골도 역습 찬스에서 빠른 발로 문전까지 달려들어 만들어냈다. 그는 동료 루이스의 문전 크로스패스가 이어지자 가볍게 헤딩슛, 완벽한 득점 장면을 연출했다. 폴란드전에 이은 자신의 월드컵 2호골.

미국의 추가골이 터지기 전까지 경기의 주도권은 거센 추격전을 펼친 멕시코의 몫이었지만 이 한 골로 미국은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 기선을 제압한 미국은 미드필더 도너번을 축으로 역습작전을 펼치며 멕시코의 공세를 철저히 무력화시켰다.

특히 도너번은 초반부터 조별리그 경기에서 선보인 빠른 발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멕시코를 괴롭혔다. 블랑코와 토라도 등 멕시코의 세계적인 미드필더를 상대로 한 중원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1 대 1 상황에서는 빠른 발로 한 발 먼저 공간을 차지하며 볼을 빼앗아 번번이 멕시코 공격의 맥을 끊었다. 멕시코의 공세가 거세지는 위기상황이면 어느새 최종 수비에 가담하는 부지런함을 과시했다.멕시코는 도너번의 추가골이 터진 뒤에도 장신 수비수를 앞세운 미국의 수비진을 뚫지 못하자 거친 파울을 남발하며 자멸, 8강 문턱에서 고배를 들었다.

전주〓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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