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우리에게로” 전국 응원 열기

월드컵 마지막 조별 리그 한국-포르투갈전이 열린 14일 전국에서 160만여명의 축구팬이 한국대표팀의 ‘16강 신화’를 기원하는 거리응원전을 펼쳐 전국이 붉게 달궈진 ‘용광로’로 변했다.

이날 경기는 오후 8시반부터 시작됐지만 대형스크린이 설치된 각 도시의 광장마다 아침부터 붉은 티셔츠를 입은 응원단이 모여들어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기를 북돋웠다. 이날 전국 주요도시에는 10일 미국전때보다 훨씬 많은 대형스크린이 설치됐다.

한국 대표팀 첫 승리의 열기가 남아 있는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는 6만여명의 응원단이 모여 대형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며 열렬히 응원했다.

부산역 광장과 해운대 해변에 설치된 대형스크린 앞에도 풍물패 공연 등이 펼쳐진 가운데 각각 5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축제의 한마당을 벌였다.

대구 시내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 일대는 이날 오전부터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가가 울려 퍼졌으며 경기가 시작되자 음식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소가 ‘8시반부터 2시간 동안 휴업’이라는 내용의 팻말을 내걸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울산시는 이날 중구 남외동 동천체육관을 시민들에게 개방, 오후 7시부터 5000여명의 시민이 대형전광판을 보며 응원전을 펼쳤다. 울산에는 문수경기장 옆 월드컵프라자에 2만여명, 울산대공원 내 월드빌리지에 1만여명 등 시민 3만5000여명이 모여 한국팀의 16강행을 기원했다.

광주 전남 지역에서는 8만여명의 시민이 16곳에 설치된 대형스크린 앞에서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폴란드와의 첫 예선 경기가 열린 4일 3만여명이 몰렸던 광주 서구 광주플라자에는 경기 2시간 전부터 붉은 티셔츠를 입은 시민 학생 4만여명이 자리해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전을 펼쳤다.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주종합경기장에 마련된 대형 멀티비전 앞에서도 3만명의 시민이 한데 어울렸다. 또 전주 덕진공원에 1만5000명,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 1만명, 전주 객사 3000명, 군산역 광장 2000명 등 모두 6만여명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강원 춘천시 삼천동 자동차 전용극장 광장과 공지천 야외무대, 강릉시 역전 광장과 남대천 대동마당 광장 등 강원 도내 12군데에도 4만여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특히 일부 응원단들은 “한국과 미국전이 비긴 것은 응원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냐”며 이전 경기보다 더욱 열띤 성원을 보냈다.

한국-포르투갈전과 같은 시간에 미국-폴란드전이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 분위기는 다소 맥빠졌으나 이 경기 결과가 한국팀의 16강 진출과 직결돼 있어 경기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도는 한국팀 경기 못지않았다.

이날 미국전 입장권을 구입한 대전의 각 기업체와 시민들은 대전시와 충남대 대전대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구입가격보다 싸게 팔 테니 사가라”는 내용의 글을 잇따라 올리기도 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