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자 한국, 가자 우승으로”

  • 입력 2002년 6월 11일 23시 13분


11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포르투갈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포르투갈 체육계 관계자들.박영대기자
11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포르투갈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포르투갈 체육계 관계자들.박영대기자
‘한국은 문제없다, 승리는 우리 것.’ 주한 포르투갈대사관 주최로 1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포르투갈 독립기념일 리셉션은 14일 한국과의 일전을 앞둔 ‘필승 결의대회’ 같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에르미니우 로레이우 포르투갈 청년체육부 차관은 한국과의 경기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16강이 아니라 월드컵 챔피언이 될 것”이라며 전의(戰意)를 다졌다. 옆에 있던 질베르두 마다일 포르투갈 축구협회 회장도 “포르투갈팀이 미국과의 경기에서 어이없이 진 것은 실수”라며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이 포르투갈의 진짜 모습”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펄난도 라마스 주한 포르투갈 대사도 “금요일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서울 주재 포르투갈 투자 관광 무역 진흥청에 근무하는 수잔나 미란다는 “한국에 사는 포르투갈인은 겨우 20명 남짓하지만 이번 경기를 보러 한국에 온 포르투갈인은 1500여명이나 될 만큼 포르투갈인들의 축구사랑은 대단하다”며 “이번 금요일 한국팀과의 경기가 이번 주포르투갈인들의 최대 화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급격히 향상된 한국팀의 실력에 대한 칭찬과 함께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 거주 6년 경험의 칼로스 크라베이로(33·사업가)는 “월드컵 직전까지 포르투갈을 위해 응원하겠다던 한국친구들이 태도가 돌변, 이젠 너희 포르투갈팀을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해 얼마 전 장난 섞인 말다툼까지 벌였다”고 말하고 “솔직히 한국팀의 실력이 놀랄 만큼 향상돼 포르투갈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활짝 웃었다.

2년 후 포르투갈에서 개최하는 유러피안컵을 앞두고 한국의 월드컵 개최 준비 및 현황 등을 관찰하러 왔다는 포르투갈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각종 자축연이나 축하 파티는 금요일 경기가 끝난 후 계획할 것”이라고 전했다.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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