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젊은 파워’ 스피드 맞대결

  • 입력 2002년 6월 9일 23시 24분


설기현(왼쪽),  랜던 도너번
설기현(왼쪽), 랜던 도너번
“젊은 피가 끓는다.”

한국과 미국의 관전포인트는 바로 양팀의 스피드대결. 특히 양쪽날개에 포진한 ‘영건’들의 스피드와 파워가 엄청나다. 20대 초반의 ‘젊은 피’가 승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

미국은 평균나이 29.1세로 27.1세인 한국에 비해 노쇠한 팀이지만 공격진은 20대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좌우 날개에 포진한 다마커스 비즐리와 랜던 도너번의 나이는 약관 20세. 이들은 빠른 발을 주무기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드는 공격의 핵이다. 올해 북중미골드컵에선 나란히 동점골(도너번)과 결승골(비즐리)로 한국에 1-2 패배를 안겨준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포르투갈은 이들의 좌우 침투에 번번이 무너졌다. 순간스피드가 뛰어난 비즐리는 수비 1, 2명을 가볍게 제치는 개인기와 돌파력이 돋보이는 위협적인 존재. 뛰어난 슈팅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도너번은 20세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경기템포를 조절할 줄 아는 운영능력까지 갖췄다.

한국으로선 좌우 미드필더로 나서는 이을용(27)과 송종국(23)이 중원에서 이들의 공간침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느냐가 승부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비즐리의 발을 묶게 될 송종국은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오른쪽에 포진한 박지성을 측면지원해야 할 입장이라 팀내 역할이 크게 됐다.

비즐리와 도너번이 미국의 희망이라면 이에 맞설 한국의 ‘영파워’는 좌우 날개인 설기현(23)과 박지성(21). 1m84, 73㎞의 장신공격수 설기현은 폴란드전에서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으며 왼쪽 윙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황선홍의 출전여부에 따라 포지션이 유동적일 수 있지만 예상대로 황선홍이 가운데를 맡으면 설기현은 왼쪽 날개에서 공격의 활로를 뚫게 된다.

박지성은 최근 ‘물이 올랐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기량이 급상승 중인 ‘샛별’. 월드컵에 앞서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연속골을 넣으며 주목을 받더니 폴란드전에서도 뛰어난 스피드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녔다. 이미 이탈리아의 페루자를 비롯해 각국에서 스카우트 대상으로 점찍어놓은 선수. 그의 빠른 발과 돌파력은 유럽무대에서도 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지성은 “체력과 스피드는 미국의 어떤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며 “최대한 많이 뛰어 미국 수비진을 흔들어놓겠다”며 야무진 출사표를 던졌다.

더운 날씨 때문에 미국과의 경기가 체력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들 외에도 이천수(21)와 최태욱(21) 등 젊고 빠른 선수들을 ‘조커’로 대기시켜 놓고 있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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