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조커' 안정환…결정적 순간 교체투입 공격활로 모색

  • 입력 2002년 5월 31일 18시 52분


‘조커’ 안정환
‘조커’ 안정환
카드게임에서 ‘비장의 카드’는 바로 어떤 숫자로도 탈바꿈이 가능한 ‘조커’. 4일 폴란드와의 본선 첫 경기를 앞두고 있는 한국대표팀의 ‘조커’는 바로 ‘테리우스’ 안정환(25)이다.

한국팀의 스타팅 공격진용은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선보였던 ‘설기현-황선홍-박지성’ 라인이 유력한 상태. 전후반을 풀로 뛸 수 있는 체력을 갖추지 못한 안정환은 후반전 황선홍을 대신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교체투입될 게 확실하다. 후반전 상대 수비진의 스태미너가 바닥을 드러낼 즈음 개인기와 돌파력이 좋은 안정환이 아껴둔 체력을 바탕으로 헤집고 다닌다면 한국팀의 공격력은 극대화된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그는 이미 능력을 검증받았다.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2골을 넣었고 잉글랜드전에서도 후반부터 교체투입돼 답답하던 한국팀 공격의 활로를 뚫어냈다. 프랑스전에서 그를 투입하지 않은 것은 ‘비밀병기’로 사용하겠다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계산.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안정환의 능력에 대해 ‘반신반의’했던 히딩크 감독은 최근 평가전과 훈련과정을 지켜본 뒤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수준으로 많이 올라왔다”며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

안정환의 컨디션도 최상. 스코틀랜드전을 기점으로 최근 안정환의 플레이는 ‘물이 올랐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급상승세다. 30일 8대8 미니게임에서도 다양한 발재간을 선보이며 최다인 4골을 뽑아냈다. 실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치열했던 이날 미니게임에서 그의 플레이는 수비수와 골키퍼를 ‘손안에 갖고 노는’ 수준이었다.

안정환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국내 프로리그나 해외리그에서 자주 맡았던 포지션이라 낯설지 않다. 상대수비수가 장신일 경우 제공권에서 밀린다는 약점이 있긴 하지만 더 많이 움직인다면 뚫어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심감 때문인지 개막이 됐어도 전혀 긴장이 안된다. 스타팅이든 교체멤버든 팀승리를 위해 그라운드에서 쓰러질 각오가 돼 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스코틀랜드전에서 결혼반지에 키스하는 골세러머니로 뭇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안정환. 폴란드전에서도 그 인상적인 골세러머니를 볼 수 있을 지 궁금하다.

경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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