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다시 뜨는 김이용…시카고마라톤서 부활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8시 46분


“이제 목표는 한국 최고기록.”

방황과 고질병으로 ‘부진의 늪’을 헤맸던 김이용(27·상무)이 ‘부활의 나래’를 활짝 폈다.

22일 열린 시카고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3분02초로 9위를 차지한 김이용은 지난해 로테르담대회에서 세웠던 자신의 최고 기록(2시간7분49초)에는 훨씬 못 미쳤지만 고질적인 위 물혹제거수술을 받은 지 약 5개월만에 2시간 13분대에 진입,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큰 의미를 부여받았다.

김이용은 “최선을 다했다. 부상 때문에 연습때 30㎞이상을 한번도 뛰어 보지 못하는 등 만족할 만큼 훈련을 못했다. 하지만 전성기때의 페이스 감각을 많이 회복해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한국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기록 경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회는 내년 3월 열릴 2001동아국제마라톤.

그는 동아마라톤과 인연이 깊다. 마라톤 첫 풀코스에 도전했던 곳이 94년 동아대회. 당시 8위, 이듬해 대회에서 7위, 그리고 98년 대회 때 당당히 정상에 우뚝 서며 ‘마라톤의 기대주’로 자리잡았다.

‘고향같은 무대’에서 선배인 이봉주(삼성전자)가 세운 한국기록(2시간7분20초)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마라톤의 강자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각오.

김이용은 1m68, 54㎏으로 마라톤에 적합한 체격 조건에다 천부적인 스피드와 심폐 지구력, 순발력을 갖춰 ‘제2의 황영조’란 평가를 들었던 기대주. 하지만 지난해 전 소속팀 코오롱과 결별하고 군입대 과정을 거치면서 슬럼프에 빠져들었고 한 차례의 수술에도 불구하고 고질병처럼 따라다니던 위염까지 재발, 그의 발목을 붙들어 한동안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마라톤의 희망’인 그가 다시 일어서면서 국내 마라톤 열기는 다시 뜨겁게 끓어오르게 됐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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