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여자농구 美상대 '후회없는 한판'

입력 2000-09-29 18:41수정 2009-09-22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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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역사에 남을 후회 없는 한판. 한국은 선발 5명이 모두 흑인인 세계 최강 미국을 맞아 후반 6분까지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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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시드니 슈퍼돔구장에서 열린 여자농구 준결승전. 러시아 쿠바 프랑스를 차례로 깨뜨리며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16년만에 4강에 오른 한국은 미국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속공과 팀플레이로 2만여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초반 한국은 리사 레슬리(15점 12리바운드)와 세릴 스우프스(19점 5어시스트 5가로채기)의 쌍두마차가 이끄는 ‘높이 농구’에 말려 고전했다. 그러나 한국은 박정은(14점)의 연속 3점슛 2개로 역전에 성공한 뒤 속공을 주도한 전주원(12점)의 연속 7득점을 앞세워 전반 8분30초에는 19―13으로 앞서며 또 한번의 이변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국은 전반 3분여를 남기고는 29:39의 10점차까지 뒤졌지만 이번엔 양정옥(9점)이 2개, 박정은이 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1점차로 따라붙는 악바리 투혼을 발휘했다.

후반 6분까지 46―48의 시소게임이 계속되던 균형이 무너진 것은 종료 13분49초를 남겨두고 14득점을 올렸던 박정은이 4반칙에 걸려 교체되면서.

힘과 높이, 그리고 기량의 삼박자에서 모두 열세를 보였던 한국은 전반에 너무 힘을 쓴 탓에 이후 급격하게 무너져 내렸다. 결국 후반 들어 쉽게 점수를 내준 한국이 65:78로 패배. 그러나 한국은 이날 경기의 기록에서도 증명되듯 14:41로 크게 진 리바운드를 제외하곤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나란히 어깨를 겨뤄 한국 여자농구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날 경기가 얼마나 치열했던 가는 7분37초를 남겨 두고 전주원이 5반칙으로 퇴장했고 종료 직전 정은순(7점 5어시스트)이 오른 발목, 스우프스가 왼쪽 무릎관절을 다쳐 교체된데서도 드러난다.

으레 지고 나면 눈물이 따르는 법. 그러나 한국의 유수종감독은 웃음을 잃지 않았고 전주원도 경기가 끝나자 눈가에 이슬이 맺힌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30일 열리는 브라질과의 3, 4위전을 대비했다.

<시드니〓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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