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복서 킴 메서 "챔피언 먹고 친부모 찾겠다"

  • 입력 2000년 8월 3일 18시 33분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여성복서 킴 메서(34·사진)가 고국무대에서 공석중인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주니어 플라이급 세계타이틀 획득에 나선다. 무대는 5일 낮 12시30분 서울 코엑스 특설링. 상대는 다카노 유미(28·일본).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메서는 세살 무렵 서울역에서 미아로 발견돼 고아원에서 생활하다 71년 스탠퍼드 부부(존, 말리스) 가정에 입양됐다. 오리건주 실버타운에서 성장한 그녀는 어린 시절 발레 소프트볼 테니스 체조 등으로 몸을 단련할 정도로 별 어려움 없이 컸다.

하지만 이런 것이 ‘응어리진 한’을 풀기엔 부족했던지 그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보다 저돌적인 스포츠인 태권도 등 무술에 흠뻑 빠져들었다. 7년간 태권도를 하면서 수백개 대회를 석권, ‘대한의 피’를 유감 없이 과시했다.

그것도 모자라 ‘보다 격렬한 것’에 끌렸다. 그래서 태권도를 하면서 만난 남편 마크 메서와 함께 스포츠 가라테와 킥복싱을 하기 시작했다. 1m50의 단신이었지만 흡사 표범이 먹이를 몰 듯 매섭게 공격해 ‘여전사’로 통했다. 94년 7월 킥복싱세계챔피언에 올라 숱한 강자들을 넘어뜨려 미국 언론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95년 프로복서로 변신한 메서는 ‘불덩어리(fireball)’라는 명성을 떨치며 11전8승(2KO)1무2패를 기록하고 있다.

메서는 “먼저 타이틀을 차지한 뒤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친부모를 꼭 찾고 싶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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