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우승 원동력…코칭스태프 연구-분업 팀전력 극대화

  • 입력 2000년 3월 3일 00시 05분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

프로농구 원년인 97시즌 8개팀 중 7위에 머물렀던 현대 걸리버스가 단기간에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자리를 잡은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97∼98시즌부터 합류한 이상민과 조니 맥도웰이라는 걸출한 용병이 있기 때문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보다는 철저한 코칭 스태프의 연구와 분업에 더욱 비중을 둔다. 팀의 전력차는 갈수록 좁혀지는 상황에서 한정된 선수를 놓고 어느 팀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했느냐에서 현대가 앞섰다는 분석이다.

신선우감독을 비롯해 박종천코치, 유도훈 플레잉코치 등 코칭 스태프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 회의를 한다. 이들이 허리춤에 끼고 다니는 커다란 대학노트에는 각 선수의 컨디션과 심리상태 등 메모가 빼곡이 적혀 있다.

코칭스태프의 ‘머리’가 모아지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변화도 가능했다. 첫 우승을 이끈 센터 제이 웹 대신 다음엔 속공과 외곽포에 능한 재키 존스를 영입해 2연승을 거뒀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번엔 로렌조 홀이라는 괴물 센터를 SK와 맞바꾸는 모험을 통해 경쟁팀들의 현대에 대한 연구를 무위로 만들어 버렸다.

여기에다 선후배 선수간 믿음도 전력 상승의 주요인. 용인 현대 숙소 체육관에서는 밤늦도록 볼 치는 소리가 난다. 유도훈 등 팀 고참들이 자진해서 구본근 정종선 등 후배 선수를 개인 훈련시키는 모습으로 현대의 또 다른 강점이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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