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컵축구대회]한국축구 '고질병' 못고쳤다

  • 입력 2000년 2월 16일 19시 32분


세계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북중미카리브골드컵축구대회 예선 D조 첫 경기에서 졸전 끝에 약체로 분석됐던 캐나다와 득점없이 비겼다.

한국은 이로써 12개국을 4개조로 나눠 각 조 3개팀중 두 팀이 8강에 진출하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같은 조의 캐나다가 2무(승점2)로 예선을 마친데다 1무를 기록중인 코스타리카 역시 캐나다와 2-2로 비겨 다득점에서 앞서 있기 때문. 한국은 18일 오후 2시 코스타리카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거나 3골 이상의 스코어로 비기지 않으면 8강 진출은 물건너 간다.

‘플레이메이커 부재와 엉성한 조직력.’

새 천년 첫 공식대회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로 치른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한 치도 개선되지 못한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안정환을 비롯해 일부 스타 선수들의 플레이는 ‘국제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날 황선홍 유상철 안정환 스리톱에 미드필더 노정윤 김도균 이영표 박진섭을 앞세운 한국은 공수 거리를 좁힌 압박축구로 경기 내내 미드필드를 장악하고도 슛다운 슛 한번 날리지 못했다.

황선홍을 축으로 공격수들이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 밀집 수비를 파고들었으나 위치 선정이 잘못된데다 미드필드에서 연결되는 전진패스마저 부정확해 중간에 끊기기 일쑤였기 때문. 한국축구 특유의 매서운 측면돌파도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상대의 압박 수비에 위력을 잃었다. 한국은 전반 3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황선홍이 밀어준 볼이 상대 문전으로 쇄도하던 유상철의 발에 걸려 유일한 득점 찬스를 맞았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잇단 중거리슛으로 활로를 모색하던 한국은 후반 강철 서동원 설기현을 교체 투입, 반전을 노렸으나 오히려 상대의 적극 공세에 허둥대다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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