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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월 5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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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동부지청 형사6부(부장검사 채정석·蔡晶錫)는 5일 고려대 야구감독 조두복(曺斗腹·46)씨 등 대학야구감독 4명을 배임수재혐의로 구속기속하고 연세대 김충남(金忠男·54)감독과 영남대 도성세(都聖世·54)감독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구속된 대학야구감독은 조씨를 포함해 중앙대 정기조(鄭箕祚·43) 홍익대 박종회(朴鍾會·44) 탐라대 정상평(丁商平·39)씨 등이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97년10월 서울 S고 야구선수의 학부모 김모씨(45)로부터 “아들을 체육특기자로 입학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표로 1억원을 받아챙긴 혐의이며 정씨 등도 고교 야구선수들을 자기 대학의 체육특기생으로 입학시켜주는 대가로 각각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아챙긴 혐의다.
검찰은 또 96년 대학감독과 야구심판들에게 로비를 한다는 명목으로 4500만원을 받아 가로챈 전 배재고 감독 장재철(張在哲·46·현 성남서고 감독)씨를 함께 구속기속하고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아 대학감독들에게 전달한 전 신일고 야구감독 한동화(韓東和·54)씨 등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수사결과 이들 대학의 감독들은 96년부터 야구특기생 선발이 대학자율에 맡겨진 뒤 실질적으로 자신들이 선수선발의 전권을 쥐고 있는 것을 이용해 실력미달선수를 끼워넣기식으로 입학시켜주고 받은 돈으로 우수선수 스카우트비를 충당하거나 개인적으로 착복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관계자는 “이같은 관행은 특히 재정지원에 인색한 대학측의 암묵적인 방조 및 학부모들의 과욕이 어우러지면서 체육특기생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음이 다시한번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은 고교야구감독과 학부모들이 전국대회에서 유리한 성적을 얻기 위해 고교야구대회의 심판들에게도 상습적으로 금품을 건네온 혐의를 잡고 야구심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