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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30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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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부천 SK의 조윤환 감독은 99바이코리아컵 K리그에서 팀의 5연승을 이끌고 있는 주역으로 주저없이 미드필더 윤정춘(26)을 꼽는다.
윤정춘은 올시즌 첫 대회인 대한화재컵에서도 이렇다할 활약을 못했고 정규리그 개막전에서는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당했다.
그의 진가가 빛난 것은 윤정환 등 팀 주전들이 대표팀에 차출된 후.
윤정환 대신 게임메이커로 나선 그는 2일 첫 골을 넣은 천안 일화전과 9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며 연승가도를 주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제자리를 찾은 26일 부산 대우전에서도 그의 변신은 돋보였다. 그가 부천의 ‘희망봉’으로 떠오르기까지 남모를 사연이 많았다.
“92년 고졸 선수로 프로에 직행한 이후 몇년 동안 제대로 적응을 못해 가출을 거듭했죠. 그때마다 당시 코치였던 조윤환 감독이 저를 찾아내 믿음을 줬어요. 이제는 제가 보답할 차례죠.”
지난해 침체의 늪에 빠졌던 그는 올시즌 초까지 팀에 적응을 잘 못해 애를 먹었다. 그러나 방황할 때마다 자신을 붙잡아줬던 조감독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마침내 일부 주전이 대표팀에 차출된 사이 숨겨뒀던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었다.
1m73, 68㎏으로 체격이 작은 그는 대표팀과는 인연이 멀었지만 축구전문가 사이에서는 윤정환을 능가하는 테크니션으로 꼽힐 정도.
특히 개인기와 순발력에서는 단연 정상급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이동국 김은중 등 후배 고졸 선수들이 발군의 활약을 하는 것을 보면서 소극적인 성격도 크게 바뀌었다. “왜 제가 고교 졸업 후 위축돼 있었는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당시엔 너무 답답해 뒤늦게 대학 진학을 고려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한때 축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던 그. 그러나 이제는 축구선수로 끝을 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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